귀여운 울애기야. 정말 예쁜 내 딸아.
100일 언저리까지만 해도 너는 낮잠을 30분 토끼잠만 자는 아기였지. 쪽잠 자고 일어나서 놀고, 또 밥 먹고, 또 금방 졸리다고 칭얼대고, 그래서 재우면 내 품에서 15분, 바닥에서 15분, 그렇게 30분이면 또 일어났지.
낮잠을 연장해보려고 노력도 많이 했는데 다 소용없었지. 울다 혹시나 다시 잠들지 않을까 기다려봐도 잘 되지 않았어. 그러던 어느 날, 네가 갑자기 두 시간 동안 낮잠을 자길래, 나는 깜짝 놀라 자고 있는 너를 계속 들여다봤어. 왜 안 일어나지, 살아있는 건가, 하면서 말이야.
그러고보니 때가 되면 너는 다 알아서 하는 구나. 엄마는 그저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거였어. 가르쳐 준 적도 없는데 혼자 뒤집고, 손으로 발을 잡고, 하는 모습을 보며 다시 한 번 깨닫는다. 나는 너를 믿기만 하면 된다는 걸.
이제는 낮잠을 두 시간 자주는 어엿한 아기가 되었구나. 엄마는 그 시간 동안 책도 읽고, 집안일도 하고, 이렇게 글도 쓸 수 있게 되어 무척 행복하구나. 잘 자는 너는 정말이지 더욱 더 사랑스럽구나, 내 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