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죽이 머릿속에 동동 떠다녀서, 먹고 온 추운 토요일.
팥죽은 나의 최애음식이다.
어려서부터 가장 좋아하는 음식. 이곳 충청도에서는 팥죽을 팥칼국수라고 부른다.
나는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고 광주에서 쭉 자랐다. 우리 집에서는 면이 있는 것을 팥죽이라고 불렀다.
또한 설탕을 가득 타서, 달게 먹는다.
어렸을 때는 엄마가 밀가루 반죽을 해서 면을 만들고, 팥을 쑤어서 겨울이면 팥죽을 해주셨다.
내가 기억하는 딱 그 맛이 있다. 그리고 내가 자라서는 팥죽을 잘하는 식당으로 엄마, 아빠랑 함께 가서 실컷 먹었다. 큰 그릇에 맛있는 김치와 함께. 배부르게..
오빠랑 남동생은 좋아하지 않아서, 항상 우리 세 명이 출동을 했다.
행복했던 추억....
친정엄마가 돌아가시고, 충청도에 결혼해서 계속 살다 보니 팔칼국수(이곳에서는 그렇게 부른다) 집이 잘 보이질 않는다. 한 지역에 한 식당정도만 있다. 그곳도 딱 재료가 있는 만큼만 팔고 장사를 마치신다. 나에겐 귀하디 귀한 팥죽....
아쉽게도 가족 모두가 좋아하질 않는다. 그래서 잘 이야기해서 일 년에 한 번 정도 팥죽집을 가는 것 같다.
거리도 있고, 가족들이 좋아하질 않으니 그 정도로 만족한다.
몇 해 전, 친정아빠가 좋은 정보를 주셨다. 오뚜기에서 나온다고. 맛은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감사히 한 번씩 먹어본다. 음식 솜씨가 없어서 직접 만들어볼 엄두가 나질 않는다.
오늘은 추운 겨울 날씨에 팥죽을 먹으면서 얼마나 행복하던지....
그러다가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났다.
내 나이 또래 여성분들 소모임을 만드는 것이다.
이름하여, "팥죽 동우회" 아주 소규모로 3~4인 인원이 동우회를 만들어서 월 1회 팥죽을 먹으러 함께 가는 것이다. 참 좋은 생각인 것 같은데, 아직 용기가 나질 않는다.
실행하는 그날을 위하여..... 상상의 나래를 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