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영재교육과 ’7세 의대 반’



주의를 집중하고 충동적인 행동을 억제하는 자기 절제는 학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능이 성적을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절제 능력이 성적을 예측하는 지표가 된다는 뜻이다. 아이가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려면 학원을 보낼 것이 아니라 충동과 즉각적인 만족을 억제하는 능력, 집중하는 능력,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감정과 본능을 충족시키며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재밌게 할 때 비로소 이성적인 공부도 잘할 수 있다.


핀란드에서는 유아교육의 목표가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싶게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어떤가. 중학생만 되면 대부분 학교에 가는 것을 싫어한다!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무모한 입시경쟁에 장단 맞추는 사이에 부모들은 사랑하는 아이들이 학습과 학교를 싫어하게 만들고 심지어 죽음의 문턱으로 내몰 수도 있다. 싫어하는 공부는 잘할 수 없다!


“아이가 똑똑해지길 바란다면 동화를 얘기해줘라. 아이가 더 똑똑해지길 바란다면 동화를 더 많이 얘기해줘라.” 아인슈타인이 한 말이다. 그는 비록 물리학자였지만 아이들의 교육에 대하여 뇌 과학자나 교육학자가 오랜 세월 연구한 결정적인 주장을 했다. 천재적인 혜안이 보인다.


2024년 설문조사에 의하면 미취학 및 초등 저학년 자녀의 92.2%가 취학 전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킨 경험이 있다. 2019년 실시한 설문조사 당시 75.5%보다 16.7%포인트 높아졌다. 2020년대 전후로 초등 영재반과 의대반이 유치원에까지 도입되고 있다. 그러나 어린 아이를 영어 유아원이나 유치원, 학원 등으로 아이를 밀어 보내는 것은 아이를 망가뜨리는 지름길이다. ‘돈을 버리지 말고’ 아이를 지키기 바란다. 왜 그럴까.


아기 때부터 ‘마구’ 가르치면 분명 똑똑해 보인다. 그렇게 해서 ‘영재’로도 판정받을 수 있다. 이런 교육이 효과가 있을까. 2025년 영국의 쌍둥이 초기 발달 연구(Twins Early Development Study, TEDs) 데이터 1만 1119명을 17년에 걸쳐 한 쌍둥이 연구를 보자. 7살에 지능검사를 통해 지능이 116을 넘는 아이는 28.5%였다. 16살이 되어 재어보니 16%만 유지되었다. 거의 반이 탈락했다. 7살에 보통의 지능을 가진 아이는 16살이 되었을 때 8%가 116을 넘었다. 아이들의 지능 수준은 성장 과정에서 크게 변화한다. 지능은 유전적인 면이 강하지만 사회경제적 상황도 큰 영향을 준다. 유전적 영향이 크더라도 교육 환경은 여전히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유전적 요인은 나이가 들수록 커진다. 이를 윌슨 효과(Wilson Effect)라 한다. 부자로 태어난 보통 아이가 대학에 갈 수는 있지만 비지성적인 일을 하며, 가난한 집 아이가 자신의 능력보다 못한 대학에 가지만 지적인 일을 하며 산다는 의미이다. 지적인 아이는 환경적 요인을 극복하고 본성대로 산다. 특히 21살 무렵의 지능점수는 이후 지능이 어떤 방향으로 변화할지와 밀접한 연관성을 보인다.

https://icajournal.scholasticahq.com/article/144062-developmental-changes-in-high-cognitive-ability-children-the-role-of-nature-and-nurture


7살에 지능검사를 통해 지능이 116을 넘는 아이는 28.5%였지만 16살이 되어 재어보니 16%만 유지되어, 거의 반이 탈락했다. 이중에는 선천적으로 뛰어났지만 과도한 스트레스 교육으로 탈락한 아이도 있다. 억지로 조기교육을 하여 지능이 높아졌지만 결국 탈락한 아이도 있다. 간단하게 말해 과도한 사교육과 스트레스는 아이를 망친다는 의미이다. ‘7살에 보통의 지능을 가진 아이는 16살이 되었을 때 8%가 116을 넘었다.’ 타고난 아이도 있겠지만 어쩌면 ‘전인교육’의 힘이었을지 모른다. ‘21살 무렵의 지능점수는 이후 지능이 어떤 방향으로 변화할지와 밀접한 연관성을 보였다.’는 사실은 아주 중요하다. 인간의 뇌는 통합적으로 발달해야 좋아진다. 대학에 갈 무렵까지 20년 동안 균형 잡힌 교육, 운동과 경험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귀담아 듣는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기를 바랄 뿐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자녀의 뇌가 썩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