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단초는 토론을 통해 입증된다. 인간과 토론을 한 결과 더 설득력을 발휘했다. 토론 상대방의 개인정보(성별, 인종, 학력 등)를 제공받은 GPT-4가 인간과 온라인 토론 실험을 한 결과 GPT-4가 토론 중 64%에서 사람보다 더 뛰어난 설득력을 보였다. 토론 후 GPT-4의 주장에 동의할 확률은 사람과 사람이 토론한 경우에 비해 81.2%나 높았다. 하지만 개인정보에 접근하지 못한 GPT-4의 설득력은 인간과 구별되지 않았다. 온라인에서 분열을 조장하고 악의적인 선전을 확산시키는 위협을 초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 위험은 정치에서 나타날 것이다. 챗봇(chatbot or chatterbot)의 설득력은 선거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짧은 대화만 해도 유권자 의견이 바뀔 수 있다. 방대한 데이터와 뛰어난 논리와 근거를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챗봇이 사용하는 가장 일반적인 설득 전략은 증거 제시이다. 사실(facts)을 활용하지 못하게 하면 설득력이 크게 떨어진다.
그 위력을 보여준 실험결과가 2025년「네이처」와「사이언스」에 발표되었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도록 설계된 인공지능과 사람이 대화하는 실험이다. 참가자들이 AI가 자신들을 설득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참가했다.
미국 대선 두 달 전 미국 시민 2천306명이 특정후보를 지지하도록 설계된 챗봇과 대화했다. 지지후보가 같은 챗봇과 대화하면 그 후보에 대한 태도가 약간 강화됐다.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챗봇과 대화하면 상당수가 생각에 변화가 생겼다. 100점 기준으로 해리스 지지 챗봇은 트럼프 지지 유권자를 해리스 쪽으로 3.9, 트럼프 지지 챗봇과 대화한 해리스 지지자는 트럼프 쪽으로 1.51점 이동했다. 보수 쪽이 더 많이 바뀌었다. 대체로 ‘무지’로 인한 것이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과는 2016년과 2020년 선거에서 테스트 된 전통적 광고 효과보다 약 4배 크다. 1천530명의 캐나다인과 2천118명의 폴란드인 대상 실험에서는 반대 진영의 태도와 투표 의향을 약 10%포인트 정도 변화시켰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5-09771-9
영국 참가자 7만7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도 있다. 더 크고 발전된 모델이 설득력이 컸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많은 사실을 포함하는 것과 설득력 훈련을 받은 것이다. 이러한 모델은 반대 진영 유권자의 태도를 무려 25%포인트나 변화시켰다. 인공지능의 세상은 이미 도래하였다.
Kobi Hackenburg et al., “The levers of political persuasion with conversational artificial intelligence,” Science, Vol. 390, Issue 6777, 2025.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