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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와 흑사병



소빙하기(little ice age)는 지구의 평균 온도가 정상보다 아주 낮았던 시기이다. 소빙하기는 이산화탄소 감소와 관련된다. 대규모 전염병은 서로 다른 병균을 가진 사람들이 만났을 때 발생한다. 이로 인하여 인구가 줄고 국가가 약화되면 이주자들이 들어와 국가가 붕괴되면서 인구가 더욱 감소한다. 인구가 줄면 거주지와 경작지도 줄어 숲이 늘어난다. 이로 인하여 대기 중의 탄소를 흡수하여 소빙하기가 찾아온다. 이러한 소빙하기는 지난 2천년 동안 세 번 관찰된다. 선사시대에도 소빙하기가 수차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첫 번째 소빙하기는 로마제국과 중국의 한나라 말기인 중세 초기이다. 중세 초기의 소빙하기에는 흉노 혹은 훈족과 게르만족 등이 침입하고 천연두 같은 전염병이 돌아 수천만 명이 죽었고, 로마 제국과 한 제국이 멸망했던 시기이다.


이후 중국 북부 문명이 남중국으로 들어와 양쯔 강 유역이 개간되고, 서유럽에서도 농경이 확대되었다. 인간문명의 확대에 따라 기후는 온난화되었다. 온난한 기후 속에 인구가 불어난 몽골족은 1200년께부터 한파가 밀려오자 남하하기 시작했다. 몽골 유목민들은 유라시아를 유린하였고 흑사병이 돌아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다. 다시 인구 감소와 경작지 축소로 이어졌고, 14세기 두 번째 소 빙기가 찾아왔다. 게다가 화산폭발로 인하여 더욱 강력했다.


1347년부터 1353년까지 유럽 전역에서 흑사병으로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사망률이 60%에 달했다. 2025년 연구에 의하면 1345년 경 일어난 화산폭발과 이로 인한 화산재 등이 대기를 뒤덮어 날씨가 추워졌고, 지중해 지역에 큰 흉년이 들었다. 기아와 폭동에 시달리던 이탈리아 도시국가들은 흑해 주변 곡물 생산지와 새롭게 무역을 시작했다. 베네치아와 제노바 등 이탈리아 해상 공화국들은 흑해로 이어지는 해역 주변 국가로부터 곡물을 수입했다. 곡물을 실은 배에 균에 감염된 벼룩 등이 있었고 지중해 항구에 도착한 벼룩이 작은 설치류나 가축 등으로 옮겨갔다. 이후 유럽 전역으로 확산해 흑사병 피해를 키웠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3247-025-02964-0


세 번째 소 빙기는 17세기이다. 15~6세기에는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하여 역사상 최대의 질병이 돌아 아메리카 원주민이 80~90%가 죽었다. 인구학적 파멸로 버려진 농경지는 다시 숲이 채우면서 이들이 탄소를 빨아들인 결과, 17세기에 소빙하기가 시작되었다. 17세기 소빙하기에는 유럽의 30년 전쟁, 동아시아의 명나라와 청나라의 혼란, 그리고 기근으로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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