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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은 한 때 열대기후였다



2021년 연구에 의하면 인공위성 데이터를 통해 화성 적도 부근의 지역인 엘리시움 평원(Elysium Planitia)에서 약 34km 길이로 균열된 땅이 있다. 그 위에는 화산 퇴적물이 약 17.3km 너비로 분포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화성 어떤 곳에서도 관측할 수 없는 지형이다. 물질의 특성과 구성 및 분포를 조사한 결과 약 5만 3000년 전 폭발한 화산 활동에서 비롯된 지형이었다. 화성에서 최근에도 화산 활동이 벌어졌음을 암시하는 동시에,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 역시 크게 높인다. 그러나 지금은 물도 생명도 확인되지 않는다.


화성의 물이 언제, 어떻게 사라졌는지는 여전히 논쟁거리다. 30억~40억 년 전 화성의 자기장이 약해지면서 태양풍이 대기를 벗겨내고 이 과정에서 물을 잃었다는 것이 대표적인 가설다. 다만, 이 과정은 상당히 복잡하고 다양한 요인이 얽혔을 가능성이 크다.


2025년 4월「사이언스」에 화성이 따뜻하고 습한 환경이었다는 광물 증거가 발견되었다는 연구가 발표되었다. 화성탐사선 큐리오시티는 2012년 8월 화성 게일 크레이터에 착륙해 표면탐사를 했다. 2022~2023년에는 게일 크레이터 3곳에서 시추를 진행했다. 이곳의 탄산염 광물인 ‘능철석’이 상당량 포함돼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능철석(siderite)은 탄산철(FeCO3)로 구성된 광물이다. 탄소가 풍부한 능철석이 다량 존재한다는 것은 과거 화성대기에 풍부했던 이산화탄소가 땅속에 묻혀 있다는 지질학적 단서이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밀도가 높으면 지표면에 온실효과가 일어난다. 따라서 화성 표면에 물이 흘렀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화성 표면에는 액체 형태의 물이 가로질러 흐른 것처럼 보이는 흔적들이 남아있다.


2025년 12월「네이처(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화성이 한때 따뜻하고 습한 ‘열대지방’이었으며, 폭우가 내렸다는 새로운 증거를 발견했다는 논문이 발표되었다. 화성탐사 로버 퍼시비어런스(Perseverance Rover)가 화성에서 포착한 암석을 조사한 결과 알루미늄이 풍부한 점토 광물인 카올리나이트(kaolinite)로 밝혀졌다. 이 광물은 열대우림처럼 매우 따뜻하고 증기가 많은 환경에서 주로 형성된다. 수백만 년 동안 규칙적으로 내린 비로 다른 광물이 제거된 뒤 남는 암석에서 형성되기 때문이다. 발견된 암석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샌디에이고에서 채취한 암석과 매우 유사해 두 암석이 동일한 방식으로 형성됐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3247-025-028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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