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귀신이 무서워요
어제 있었던 일이다. 어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꿈자리가 뒤숭숭해서 기분이 찝찝했다. 꿈에서 어떤 여자 귀신이 나를 따라다녔는데 나에게 해를 끼치진 않았다. 꽤나 생생해서 바로 세수하고 법당으로 가서 옥수를 갈고 절을 하며 부정문을 외웠다. 그러고 대신칼로 집안을 구석구석 쓸며 현관으로 나갔다. 현관문을 열고 칼을 휙 던졌는데 칼날이 집 쪽으로 떨어졌다.
아...
나는 다시 처음부터 집을 쓸어 현관으로 나왔다. 다시 칼을 던졌고 또 칼날이 집 쪽으로 떨어졌다.
어...?
이때부터 나는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나는 곧바로 신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다. 어머니께 내가 꾼 꿈부터 칼이 집 쪽으로 떨어진 것까지 말씀드리니 어머니는 상문이 보인다고 하셨다. 혹시 누가 돌아가셨거나 이야기를 들은 것이 없냐고 하셨고 나도 남편도 그런 일은 없었기에 없다고 말씀드렸다. 전화로라도 들은 것이 없냐고 하셨는데 그때 순간 떠오른 것이 있었다.
바로 전날 지인의 어머니께서 내게 전화하신 일이었다. 작년에 지인이 사고로 세상을 떠났는데 관련해서 내가 조금 도와드린 것이 있었고 지인 어머니께서 내게 감사인사를 하러 전화하신 것이었다. 이 이야기를 신어머니께 말씀드렸더니 맞다고 하시며 내 머리카락을 뽑아서 칼과 함께 던지라고 하셨다. 그리고 현관에 소금과 고춧가루를 섞은 것을 두라고 하셨다.
나는 내 머리카락을 한 가닥 뽑은 후 다시 대신칼로 집을 쓸며 현관으로 나왔다. 내 머리카락을 칼과 함께 던졌는데 또 칼날이 집 쪽으로 떨어졌다.
진짜 무서웠다.
다시 신어머니께 전화를 드렸고 신어머니는 내게 같은 과정을 한 번 더 하라고 하셨고 지인 어머니께 이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하셨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서 한이 많고 사정이 있어서 억울하다고, 나 좀 알아달라고 내게 신호를 주는 것이라고 하셨다.
나는 전화를 끊고 소금과 고춧가루를 섞은 것을 현관에 두고 다시 대신칼로 집을 쓸어 현관으로 나갔고 내 머리카락을 뽑아 칼과 함께 던졌다.
드디어 칼날이 집 밖으로 향하게 떨어졌다.
그러고 곧장 지인 어머니께 전화를 드려서 사실대로 말씀드렸다. 지인 어머니께서는 알겠다고, 알려줘서 고맙다고 하셨다.
부디 지인이 좋은 곳으로 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