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돈을 떼먹다-9월 3일 업데이트
신의 영역은 건드리는 게 절대 아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오늘 오전에 있었던 따끈따끈한 일화다.
나는 이사 후 짐정리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네이버로 10분 전화상담이 들어와서 곧바로 정돈 후 상담을 시작했다. 그러다 추가 상담을 요청하셨고 나는 원하시는 상담 시간을 결제하시라 말씀드렸다. 그런데 네이버 엑스퍼트의 고질적인 문제인 전화 끊김 현상이 너무 심했다.
손님은 어플은 계속 끊기니 불편해서 폰전화 상담을 요청하셨고 이전에도 그런 적이 있어서 알겠다고 대답했다.
여기서 네이버 상담 과정은 이렇다.
손님이 상담 상품을 결제를 하면 내게 1대 1 채팅방이 열린다.
채팅으로 상호 간의 상담 시작 시간을 정한다.
전문가가 상담 시작 요청을 누른다.
내담자가 수락 버튼을 누른다.
그럼 상담이 시작된다.
문제는 결제를 하고 상담 시작 버튼을 누르지 않은 채 전화 상담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폰으로 직접 전화하다 보니 이렇게 되었다. 상담이 끝나고 확인하니 시작 버튼을 누르지 않아서 정산이 되질 않았다. 그래서 시작 버튼 눌러달라고 요청을 계속했는데 무시당했다.
어플 상으로는 상담이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환불이 가능하다.
........... 그렇게 난 상담비를 떼였다.
음. 일단 네이버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으나 여긴 상담원 연결이 없었다. 문의 신청을 해놓고 기다려야 연락이 오는 방식이었다. 나는 신고 문의 접수를 해놓고 다음은 근처 경찰서를 알아봤다.
어떤 것이든 범죄는 나쁘고 사기는 나쁜 짓이다. 거기다 이 상담 비용은 내 돈이 아니라 신의 돈이다. 그래서 상담으로 번 돈은 함부로 쓰면 안 된다고 신어머니께서 내게 단단히 가르치셨다.
그런데 이 사람은 신의 돈을 갈취한 것이다. 할머니들도 그렇지만 할아버지들께서 굉장히 무섭게 화가 나셨다. 특히 내가 모시는 신들은 예의범절을 중시하시는 분들이시라 더 그렇다. 나는 정말 소름이 돋는 무서운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아... 이 사람 이제 인생 나락 가겠구나.'
상담 내용은 당연히 녹음이 되어있다. 경찰에 이 자료도 넘길 텐데 참 민감한 정보다. 왜냐하면 지극히 개인적인 내용도 있기 때문에...
이 사람에게 고소미를 먹이는 과정은 여기에 중간중간보고를 올릴 것이다. 사기를 치는 사람이 없도록.
다음에 계속...
<2024년 9월 3일 업데이트>
어제 하루 종일 상담 시작 요청을 했으나 묵묵부답이었다. 경찰서에 가기 전 마지막으로 상담 시작을 눌러달라고, 이번에도 누르지 않으면 대금 지불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지금까지 메시지를 무시하던 사람이 그제야 몰랐다면서 답장을 보냈다. 몰라서 그랬다며, 누르는 건 줄 몰랐다면서. 이 변명이 신빙성이 없는 이유가 이미 이전에 상담을 해봤기 때문에 모를 리가 없다. 이건 그냥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았다. 아무튼 정산이 될 테니 고소는 할 수 없어졌다.
이후 업체들과 조정을 통해 네이버 상담을 다시 열기로 결정했다.
여러 일들이 많았지만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도와주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인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