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대나무 숲

이걸 알려달라고 ?

by 빛나볼게요

한동안 재미 붙이고 써내려가던 글들도

권태기가 온 건지,
아니면 그냥 그럭저럭 사는 게 나름 살만했던 건지,
손을 놓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이렇게 오랜만에 노트북을

꺼내든 나를 보니 그동안 하고 싶은 말이

이만큼이나 쌓여 있었나 보다.


어쩔 땐 내 정체성이 뚜렷하길 바라다가도,

또 어쩔 땐 이것저것 해내는 내 모습이 기특하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빠져나갈 구멍처럼 보여질지언정
나는 확실히 끊임없이 ‘표현하는 것’을 좋아한다.


글이든 말이든 사진이든,
무언가로 표현해야 숨통이 트이고 기분이 풀린다.

한동안 다리를 다치신 시어머니 부탁을 들어드리다

보니
“오늘 출근 안 하는 날이지?”라는 아침 전화 한 통에 하루시작하는 기분이 확 나빠진다.

잔심부름에 기사 노릇까지 하다가

어제 결국 말씀드렸다.

“어머님, 제가 출근 안 한다고 아무것도 안 하는 건 아니거든요. 애랑 어머님 아들 아침 챙겨주고 나면,

벗어둔 옷이랑 흔적들 정리하고 출근하느라 못했던

집안일도 하고… 아! 그리고 저 글 써요. 저 책 써요!”

그랬더니 책 좀 알려달라 하시더라.
나는 웃으며,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건 알려드릴 수 없어요.”

이게 뭐라고, 이렇게 몇 줄 써내려가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역시 나만의 대나무 숲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