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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아 Nov 21. 2024

나는 왜 디자인에서 도망치고 싶었나.

돌고 돌아 디자인이다.


우리는 참 스스로에게 박하다.


무언가 해야만 한다는 압박을 자연스럽게 이고 있다. 그 무게는 생산적이지 않은 일들은 걸림돌로 만든다. 영어 공부로 보낸 시간과 달리, 생각으로 흘러간 시간엔 조급함이 쏟아지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나는 "뭐 먹고살지"의 고민을 일로 만들어 버렸다. 내가 브런치에서 연재를 택한 이유다.


"뭐 먹고살지"에 연재된 4편의 글들은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이어짐은 아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나는 "직업"이라는 굴레를 벗어나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직업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써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이다.

The Moomins
나는 왜 디자인에서 도망치고 싶었나. 정말로 기획과 마케팅이 더 좋았을까?




나는 그동안 직업을 택함에 있어,

잘하는 것 vs 좋아하는 것에 기반한 사분법에 갇혀있었다.


개인적으로 잘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떤 일을 잘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 일에 애정이 생긴다 믿었기 때문이다. 잘하는 일을 하게 되면 주변에 사람이 몰리고 긍정적인 평가가 따라온다.


반대로, 아무리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어도, 그 일이 잘 되지 않으면 부정적 시선들이 따라 올 확률이 높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주변을 의식하며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에 그 상황을 계속해서 버틸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그렇다면 과연 못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좋아할 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될까?




무의식적으로 최선의 답을 찾기 위해 난 디자인을 잘하는 가에 대한 고민을 거듭했다.


내 디자인 작업 스타일이 상업적 디자인과 맞지 않다 변명하면서,

또다시 번아웃에 빠질까 두려워 회피하고 있던 걸지도 모른다.




나는 정말로 디자인을 좋아하지 않는 것인가

아니면 디자인의 어떤 요소에서 회피하고 싶은 점이 있는 것일까.



이전 글을 작성하며 답이 없다는 걸 깨닫고



직감을 믿기로 했다.


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등 평소 잔잔하던 감정이 고조되면, 작업으로 속을 풀어내고 싶어 하는 성향이다.  내가 지금까지 디자인을 놓지 못한 이유이기도하다.



과연 내가 진정으로 디자인을 좋아하는 것일까,

아니면 지금까지 열심히 해온 것에 대한 미련일까?


얼마 전 교수님의 갤러리를 방문해 가볍게 이 이야기를 털어놓게 되었다.

이때 "정말 좋아하는 건데 그건"이라며 흘러가듯 해주신 공감 한 마디가 내 결정을 명확하게 붙잡았다.




디자인을 계속해야겠구나.

The Moomins



결국 돌고 돌아 디자인이다.


아마 나는 지금까지 도화선에 불을 붙여줄 무언가를 계속 찾아다니고 있던 걸지도 모르겠다.

분명 수확은 있었다. 우선, 돌 다리를 너무 두드리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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