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못볼줄 알았어.
올해는 너무 뜨거웠기에
갈수록 옛사람들의 절기 같은 건 와닿지 않았거든
어느날 출근하려 현관문을 열었더니
선선한 바람과 함께 너가 와있었어
빡빡한 삶은 그대로 인데
너가 온 것만으로 왠지 마음이 설레였어.
똑같은 하늘인데
진짜 하늘색이었고 너무 높아보였어
문앞에 온 너는
여름내 흘린 내 땀을 식혀주며 말했어
수고했다고.
나는 대답했어
갈수록 짧아질 너와의 시간을
온전히 느끼겠다고.
헤어지고 후회하는 건 더는 하고 싶지 않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