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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보내며

by 문과체질 내과의사

행복은 찰나의 감정이기에
그 순간이 너무 소중했지

그 순간의 배경엔
사방에 온통 노란 단풍잎들이 있었어

그 순간의 소리엔
아이가 뛰어 노는 소리가 있었어

그 순간의 시간은
고요한 일요일 아침이었어

아름다운 건 항상 짧기에
단풍이 낙엽으로 변해가는
한주가 참 소중하게 느껴졌어

단풍은 모두 같은 노란색이 아니었어
같은 톤안의 다른색들
그 아름다움은 제각각 물들어가는
다른 속도였지

나도 내 나름의 속도를 찾아
가을엔 느려지기로 했어
가을이 가는 뒷모습까지 보고 싶어서
찰나의 행복을 끝까지 잡아보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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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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