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맞아...?
어느덧 새해가 밝고 1월 말이 되었어요.
지난 금요일 응급실에서 모르핀을 맞고 귀가를 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느끼지 못하였어요.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지겠지 기대를 하며 버텼만 통증은 줄어들지 않았고 괴롭기만 했어요.
결국 주 치료 병원인 대학병원 응급실로 향했고 퇴원한 지 일주일 만에 재입원을 하게 되었어요. 이게 뭐람...
사실 지난번 코로나에 걸렸을 때도 후유증으로 몇 달은 고생했는데 이번에도 영향이 있는 게 아닐까 싶었어요.
코로나를 한 번 걸리면 정말 힘드네요. 조심한다고 해도 걸려버리니 어찌할 도리는 없지만 낫는 과정이 너무 힘겨워요.
솔직히 퇴원한 지 일주일 만에 다시 입원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에요...
대학병원인 만큼 긴급한 환자분들도 많고 병원 안에만 있어야 하는 게 답답하기도 하지만 당장에 그걸 감수할 수 있을 만큼 통증에 시달리기 때문에 입원을 결정하게 되었어요.
혹여나 제 글을 보고 무슨 대학병원이 입원을 저렇게 쉽게 시켜주나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렇지만 절대 그냥 입원시켜 주는 게 아닌 그동안의 긴 치료 기록들과 현재 상태 등을 고려하여 입원장을 내주시는 것이에요.
제가 이 병원을 짧게 다닌 게 아니기 때문에 제 상태를 가장 잘 아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병원이기도 하고요.
아무튼 저는 그렇게 또 코로나 후유증인 듯한 사그라들지 않는 높은 레벨의 통증과 사투를 하고 있어요.
이번 코로나가 지난번 보다 더 심하다던데 더 오래가는 건 아니겠죠...?
이번 입원 생활도 잘 견뎌내 보자! 퇴원할 때 꼭 통증 레벨이 많이 떨어져서 가길 바라면서 입원생활을 시작해 봅니다.
이번 입원생활도 비슷하게 흘러갔어요.
혈관이 없어 PICC를 왼팔에 시술했는데 일주일 정도 지나니 부작용이 생겨버렸어요.
결국 오른팔에 다시 시술을 하였고 팔에는 흉터만 늘어나고 있네요.
몸이 안 좋으니 별게 다 생기는지 테이프 붙인 곳까지 흉터로 난리가 나버렸어요.
사진이 많이 징그러울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
이럴 때 쓰는 말이 가지가지한다. 아닐까요...?
어디 하나 나아도 모자랄 판에 자꾸 뭔가 늘어나는 현실. 이럴 때마다 어디서부터 고쳐나가야 하는지 막막해지기도 해요.
몸에 수술 자국이나 PICC 주사 자국 같이 늘어나는 흉터들을 볼 때면 조금 슬퍼지기도 한답니다.
이런 흉터자국은 잘 없어지지도 않네요.
더불어 최근에는 두통까지 추가되어 신경과에서 두통약을 처방받아서 먹고 있어요.
하지만 약만 먹으면 하루종일 잠만 와서 재워서 안 아프게 만드는 건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예요.
병원에 입원하면 펜타닐 PCA를 항상 달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한 통증이 올 때가 있어요.
보통 새벽과 오전부터 오기 때문에 새벽 2시와 오전 10시에 규칙적으로 수액을 맞고 있어요.
그걸로도 해결이 안 될 때는 집에서처럼 종일 누워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앓는 수밖에 없답니다.
사실 집에서 돌발통이 와서 앓아누워있을 때보다 병원에서 아플 때가 더 우울해지고 심적으로 더 힘들어요.
병원에서는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 중인데도 이 정도의 통증이 온다는 게 더 이상 답이 없는 건가? 하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에요.
애초에 섬유근육통이라는 이 질환이 치료제가 아닌 진통제로 통증을 잡는 것이기에 무너지지 말자. 좋게 생각하자!라고 마음은 다잡지만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어느덧 퇴원 전날이 되었고 갑자기 소변검사를 하라고 하셨어요. 특이한 건 소변이 햇빛을 보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무슨 검사인지도 모른 채 일단은 검사를 진행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혈액암 검사였어요.
이제 이런 검사도 하는구나... 당황스러우면서도 정말 혹시나 아니겠지?라는 생각을 잠시 했지만 걱정은 접어두기로 하고 결과를 기다렸는데 다행히도 결과는 정상이었어요. 휴 다행이다.
퇴원 짐을 챙기다 보면 약 봉투만 한 보따리예요. 약을 너무 줄이고 싶은 마음이 커요.
장난감은 배터리를 먹고살고 나는 약으로 살고 이게 맞는 걸까요...?
저는 항상 글을 쓸 때마다 저 많이 나아졌어요. 약 줄었어요. 통증 줄었어요. 같은 긍정적인 내용의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현실은 아직도 여전히 통증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섬유근육통 환우 중 한 명일 뿐이죠.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는 치료기를 기록으로 남기면서 저 결국 이겨냈어요! 하며 희망을 주고 싶어서 시작되었는데 어느덧 2023년이 되어 버렸어요.
하지만 아직 저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고 이 글의 끝에는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2023년은 조금 덜 아프고 더 즐거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려고 해요.
이 글을 보는 모든 환우분들 무탈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