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군단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지도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이 감독의 머릿속은 벌써 다음 시즌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엔 단순한 시즌 준비가 아니었다.
전설의 골리, 상원의 졸업.
수많은 승리를 지켜냈던 든든한 수문장. 승부차기에서 신들린 선방을 보여주며 우리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그가 떠난다. 이젠 어떤 골키퍼도 상원의 공백을 완벽히 채울 순 없을 것이다.
악바리 공격수, 원규의 졸업.
상대 수비를 쉴 틈 없이 괴롭히고, 악착같이 공을 따라가며 결정적인 순간마다 골을 만들어냈던 선수. 그 끈질김과 열정은 우리 팀 공격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의 빈자리를 메울 새로운 공격수가 필요하다.
그리고, 기적의 골을 터뜨렸던 훈민과 3학년 선수들의 이탈.
훈민은 늘 조용했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에 빛나는 플레이를 펼쳤다. 그리고 또다른 3학년 선수들도 저마다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하며 우리 팀을 지금의 강팀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이들은 이제 졸업을 앞두고 있고, 새로운 학년의 선수들에게 자리를 물려줘야 한다.
그렇다. 또다시 세대교체의 시기가 왔다.
세대교체, 그 끝없는 순환 속에서
이 감독은 창밖을 바라보며 깊은 숨을 내쉬었다.
축구는 늘 순환의 연속이었다. 한 세대가 최고의 자리에 오르면, 또다시 새로운 세대를 키워야 한다.
이제 우리 팀은 다시 처음부터 만들어가야 한다.
새롭게 올라올 2학년과 1학년 선수들.
소망, 정우, 건우, 현민, 태민, 지혁…
이들에게서 가능성을 보았고, 이미 성장하고 있는 모습도 확인했다. 하지만 이들이 과연 상원과 원규, 훈민이의 자리를 완벽하게 채울 수 있을까?
그건 미지수였다.
전국대회 우승을 목표로 한다면, 우리는 더 강해져야 한다.
하지만 선수들이 바뀌고, 팀의 색깔도 다시 조정해야 한다.
이 감독은 과거를 떠올렸다.
자신이 이 팀을 맡았던 처음, 그리고 첫 우승을 이루었을 때의 기쁨.
그리고 작년, 전국대회 4강을 달성하며 한계를 넘었던 순간.
올해, 도 대회 3관왕과 트리플 크라운을 이루며 '제주의 절대강자'가 되었던 날.
그리고 이제, 남은 마지막 목표는 전국대회 우승.
전국대회 우승, 그리고 은퇴에 대한 고민
이 감독은 이미 결정을 내려가고 있었다.
그는 선수들이 전국대회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전국대회 우승을 이룬 후, 자신은 은퇴할 것이다.
축구팀을 떠나, 다시 과학 교사로서의 삶에 집중할 것이다.
선수들을 지도하며 함께 울고 웃었던 수많은 시간들.
그 모든 순간이 소중했고, 후회는 없었다.
그러나,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이제 마지막 목표를 향한 준비가 시작된다.
이 감독은 다시 한 번, 전술 노트를 펼쳤다.
"자, 마지막 한 번 더. 그리고 난, 떠날 것이다."
새로운 시즌, 새로운 도전
새 학년이 시작되었다. 이제는 단순히 팀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었다.
"누가 감독이 되더라도 팀이 유지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
그동안 경험으로 쌓아온 모든 것을 하나로 정리할 때가 왔다.
팀이 주먹구식으로 운영되면, 감독이 바뀔 때마다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체계적으로 운영되는 팀이라면,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더라도 흔들림 없이 강력함을 유지할 수 있다.
축구는 전술과 조직력의 스포츠.
단순히 잘하는 선수 몇 명이 있다고 강팀이 되는 것이 아니다.
이제, 우리는 혼자일 때보다 하나로 융합될 때 최고의 팀이 된다.
새로운 선수들,
올해, 팀에 6명의 1학년 선수들이 합류했다.
기범, 수민, 민기, 근혁, 지운, 강민.
이제 이들은 팀에 적응하며 자신의 역할을 찾아야 한다.
2학년 선수들은 팀의 중심으로 올라왔다.
승우, 지민, 영재, 현민, 현진, 정우, 소망, 건우.
이제는 팀의 중추가 되어야 한다.
3학년은 마지막 시즌을 맞이한다.
도율, 현석, 성현, 재희, 현규.
이들은 팀의 기둥이자, 후배들에게 리더십을 보여줘야 할 선수들이다.
그러나, 승우는 아직도 무릎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무리할 필요 없어. 넌 8번이니까, 몸을 최고로 만들고 9월 교육감배부터 합류해도 늦지 않아."
팀의 중원 사령관이 없는 동안, 다른 선수들이 그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팀은 더욱 성장할 것이다.
오렌지군단, 토탈사커를 지향하다
올해 팀의 컨셉은 "오렌지군단"
우리는 개개인의 능력보다 유기적인 팀플레이를 추구한다.
"혼자 뛰는 팀이 아니라, 함께 움직이는 팀."
모든 선수들이 공격과 수비에 가담하며, 상대를 압박하고 빈 공간을 찾아가는 축구.
점심시간을 활용한 팀 조직력 훈련이 시작되었다.
수비라인 구축은 여전히 이 감독의 최우선 과제다.
현석, 성현의 빈자리를 채울 중앙 수비라인을 찾기 위해 다양한 실험이 이어졌다.
누가 중앙 수비를 맡아야 가장 안정적인지,
누가 빌드업을 시작할지,
누가 1대1 상황에서 강한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테스트했다.
공격 훈련도 강화되었다.
패턴 플레이 훈련, 코너킥 훈련을 반복하며 골 결정력을 끌어올린다.
1학년 선수들과 기존 2, 3학년 선수들 간의 호흡도 점점 맞아가고 있다.
4월 도민체전, 세대교체에도 흔들리지 않는 최강팀
이번 시즌 첫 공식 대회, 도민체전이 4월에 열린다.
우리 팀은 세대교체가 이루어졌지만, 더 강해질 것이다.
"최강팀은 세대교체에도 더 강해진다."
이제 새로운 오렌지군단이 전국을 향해 나아갈 시간이다.
도민체전, 세대교체된 오렌지군단의 첫 시험대
피치에 오렌지군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밝은 주황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하나둘씩 그라운드로 들어서자,
상대 팀 벤치에서는 자연스레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제, 우리는 피치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상대를 압도하는 팀이 되었다.
아이들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 이감독은 경기 전 충분한 스트레칭과 준비운동을 강조했다.
"몸이 유연해야 순간적으로 터지는 힘이 나오는 거야!"
선수들은 감독의 지시에 따라 꼼꼼하게 몸을 풀었다.
첫 경기 – 표선고 전
이번 대회에서 첫 선을 보이는 1학년 선수들.
그중에서도 지운이는 감독이 준비한 최고의 히든카드였다.
그의 플레이를 본 순간, 이감독은 속으로 생각했다.
"역시 명불허전이다."
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지운이는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었다.
빠른 스피드로 상대 수비를 압도하며,
공격의 기점이 될 뿐만 아니라 직접 골을 만들어냈다.
첫 번째 골은 지운이의 발끝에서 시작되었다.
측면에서 볼을 잡은 지운이가 폭발적인 드리블로 상대 수비수를 따돌렸다.
그리고 정확한 오른발 슛—골망이 출렁였다.
두 번째 골 역시 지운이의 플레이가 결정적이었다.
공을 잡고 상대 수비를 유인한 후,
빈 공간을 찾아 재빠르게 침투하는 현민에게 완벽한 패스를 찔러줬다.
현민은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2:0.
가볍게 승리를 거둔 오렌지군단,
4강에 진출하며 한 걸음 더 나아갔다.
4강전 – 대정고 전
이제 상대는 대정고.
지난 대회에서 우리에게 패배했던 대정고는
이번 경기에서 복수의 칼날을 갈고 나온 것이 분명했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대정고는 강력한 전방 압박과 조직적인 수비로 우리를 괴롭혔다.
빌드업 과정에서 공을 잡으면, 곧바로 대정고 선수들이 몰려들었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그러나 우리도 그냥 당하지 않았다.
중원에서 소망의 탈압박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상대의 강한 압박을 받아도 당황하지 않고, 정확한 볼 컨트롤과 방향 전환으로 공간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수민의 패스 전환 능력이 빛을 발했다.
좁은 공간에서도 재빠르게 측면으로 볼을 배급하며, 대정고의 압박을 무력화했다.
결국, 이런 플레이들이 지운이에게 연결되었다.
전반 15분, 지운이가 측면을 돌파하며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다.
"현민아!!"
중앙으로 쇄도하던 현민이 그대로 슛—골!
완벽한 연계 플레이로 선제골을 기록한 오렌지군단!
1:0, 전반 종료.
후반전 – 대정고의 반격, 그러나 우리는 무너지지 않았다.
대정고는 후반전 시작과 함께
공격적인 전술로 나섰다.
특히, 장신의 수비수를 전방으로 올려 세트피스를 노리는 전술을 사용했다.
그리고 결국, 코너킥 상황에서 실점하고 말았다.
1:1, 동점.
그러나 전국 4강까지 올라갔던 우리 팀은 동요하지 않았다.
주장 현민이 선수들을 독려했고, 성현이 "우린 할 수 있다!"고 외쳤다.
그리고 다시 찾아온 기회.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계속되던 후반 15분,
왼쪽에서 현석이 크로스를 올렸다.
공중볼 경합 상황.
그 순간, 성현이 강력한 헤더 슛—골망이 흔들렸다!
2:1, 다시 앞서나가는 오렌지군단!
대정고는 다시 공격적으로 나왔지만,
우리 팀의 조직적인 수비는 끝까지 흔들리지 않았다.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며, 완벽한 경기 운영으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주심의 휘슬이 울렸다.
2:1 승리! 결승 진출!
우리는 또다시 증명했다.
"세대교체에도 흔들리지 않는 최강팀."
거침없는 오렌지군단이 결승을 향해 나아간다.
도민체전 결승전 – 다시 만난 제주중앙고, 오렌지군단의 완벽한 세대교체
결승전, 상대는 또다시 제주중앙고.
작년에도 결승에서 맞붙었던 상대지만,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오렌지군단은 이미 무패 행진을 달리며 최강팀으로 자리 잡았다.
반면, 중앙고의 선수들은 이미 전의를 상실한 듯 보였다.
몸은 경기장에 있지만, 눈빛엔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경기 시작. 전반전 – 압도적인 경기력, 물 만난 미드필더들
경기가 시작되었지만, 중앙고는 우리에게 맞서려 하지 않았다.
압박도 약했고, 수비라인도 내려앉아 있었다.
중앙에서 소망, 수민, 건우가 마치 물 만난 물고기처럼 활발하게 움직였다.
공격 전개는 빠르고 유기적이었다.
좌우 측면이 완전히 살아났다.
현민가 왼쪽에서 상대를 흔들었고,
우측에선 지운이가 계속해서 공간을 만들었다.
중앙고는 정신없이 수비하느라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리고…
결승전의 주인공은 또다시 지운이!
전반 20분, 오른쪽 측면에서 건우가 공을 잡았다.
상대 풀백이 거리를 두는 사이,
건우는 빠르게 돌파 후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다.
공은 중앙으로 쇄도하는 지운이의 발끝에 정확히 연결!
"슛!"
볼이 골키퍼를 지나 골망을 흔들었다!
1:0, 오렌지군단 선제골!
지운이는 벤치를 향해 달려왔다.
그리고 주장 현민과 함께 준비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벤치에서는 모두가 환호했다.
이제 흐름은 완전히 우리 쪽이었다.
완벽한 경기 운영
중앙에서 소망이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왼쪽에서 소망이 볼을 잡고 중앙으로 침투했다.
패스를 받은 현민이 절묘한 원터치 패스!
다시 지운이에게 연결!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
지운이는 침착하게 왼발 슛!
공은 다시 한 번 골망을 흔들었다.
2:0, 추가골 성공!
이제 경기는 사실상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중앙고 선수들은 더 이상 이길 의지가 없어 보였다.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렸다.
경기 종료 – 도민체전 2연패 & 도대회 5연속 우승!
경기는 2:0, 완벽한 승리!
우리는 도민체전 2연패를 달성했다.
그리고, 도 대회 5연속 우승!
경기 종료 후 선수들은 서로를 끌어안으며 기뻐했다.
이 감독도 벤치에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우리는 완벽하게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오렌지군단은 여전히 강했다.
아니, 더욱 강해졌다.
이제, 다음 목표를 향해 나아갈 시간이다.
"오렌지군단, 끝없는 전설을 이어간다!"
끝없는 우승 행진, 하지만 더욱 커지는 긴장감
이 감독은 어느새 경기 전날이면 어깨가 무거워지는 자신을 발견한다.
처음 팀을 맡았을 때는 단순히 열정과 노력이 전부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계속된 우승을 거두면서
책임감이 점점 더 커졌다.
이번이 올해 마지막 시즌.
모든 걸 걸고 싶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그리고…
전국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순간을 수없이 상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