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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위의 과학선생

역사 속으로

by 지터리

최고의


전국대회 4강전 - 강한 상대 전북 대표와의 격돌


드디어 4강전. 상대는 전북 대표.

이 팀은 단순한 강팀이 아니었다.

압도적인 피지컬과 전술적 완성도.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강조했다.

"우리는 강하다. 두려울 게 없다. 우리 축구를 하자."

초반 분위기를 잡기 위해

파이팅 넘치는 서진이를 공격 선봉장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경기 시작과 동시에 이 감독도, 선수들도 당황했다.

전북 대표는 이제까지 상대했던 팀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큰 체격을 활용한 공중볼 경합,

정확한 좌우 전환 패스,

우리의 전방 압박을 유연하게 풀어내는 플레이.

'이거 쉽지 않다.'

선수들은 당황하기 시작했고,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한 채

전북 대표의 플레이에 끌려가기 시작했다.


전반 10분.

위기의 순간이 찾아왔다.

코너킥 상황, 전북 대표는 높은 크로스를 올렸다.

우리 수비가 순간적으로 놓친 사이,

돌아 들어온 전북 선수가 그대로 헤딩 슛.

골망이 흔들렸다. 0:1.

우리 팀이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실점하는 순간.

짧은 정적, 그리고 상대 팀의 환호.


이 감독은 급히 움직였다.

"서진아, 수고했다. 정우야, 준비해!"

정우를 투입하며

전방에서 고전하던 현민과 자리를 바꾸게 했다.

우리는 더 강한 압박을 시도해야 했다.

하지만 전북 대표는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지운이에게 공이 연결될 때마다

전북의 협력 수비가 따라붙으며

공격의 활로를 완전히 차단했다.

밀리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이 감독은 단 한 순간도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우리는 여기에서 끝날 팀이 아니다. 우리는 결승에 갈 팀이다.'

이 감독은 다시 한번 결승을 향한 불타는 의지를 다지며

전술 수정에 돌입했다.


끝나버린 전국대회 도전

후반전.

동점이 절실한 우리 팀.

이 감독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

"승우를 제외하고 전원 공격이다!"

공격적으로 전술을 조정하며

전북의 골문을 두드렸다.


승우.

중원의 핵심.

그는 몸을 사리지 않았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공을 지켜냈고,

상대의 거친 압박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공중볼 경합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았다.

그의 투지는 우리 팀의 사기를 다시 끌어올렸다.

기회가 왔다.

정우에게 결정적인 찬스!

하지만 전북 수비수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공은 수비 몸에 맞고 코너킥.

전북 선수들은 육탄 방어로 버텼다.

이 감독은 전술 변화를 시도했다.

수비와 미드필더를 보강하기 위해

민기를 불러들였다.

그러나...

또 한 번의 실점.

전북의 강력한 역습이 우리 골망을 흔들었다.

0:2.

시간이 없다.

이 감독은 작년 4강의 기적을 떠올리며

어떻게든 반전을 노렸지만,

끝내 추가 골은 나오지 않았다.


경기 종료.


아이들은 멍하니 그라운드에 서 있었다.

휘슬 소리가 아직도 울리는 것만 같았다.

승리를 위해 달려왔지만, 우리는 여기까지였다.

아이들의 얼굴엔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패배의 감정이 스며 있었다.

어깨는 축 처졌고,

어떤 아이들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패배를 몰랐던 이 팀에게

이 상실감은 너무나 컸다.


지운이.

승부욕이 누구보다 강했던 그는

어깨를 들썩이며 울먹거렸다.

우리의 전국대회 도전은 여기서 끝났다.

작년의 좌절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결국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올해의 마지막을 전국대회 우승으로 장식하려던 꿈은

이렇게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이 감독은 순간적으로 멍해졌다.

두 손을 무릎에 짚고

그라운드를 응시했다.

이 감독은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이제까지 경험했던 어떤 순간보다

무거운 공기가 가슴을 짓눌렀다.

아이들은 멍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경기장 곳곳에 앉아 있는 아이들도 있었다.

주장 현민이는 고개를 떨궜고,

지운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승리를 위해 달려왔지만,

우리의 전국대회 도전은

이곳에서 끝났다.


아이들은 상대팀 벤치로 걸어갔다.

승자에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조용히 우리 벤치로 돌아왔다.

이 감독은 그들의 어깨를 가만히 바라봤다.

패배를 몰랐던 이 아이들에게

이 순간은 너무나 낯설었다.


"잘했다. 수고했다. 최고였다."

이 감독은 차분하게 말했다.

아이들은 그 누구보다도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그 말을 하면서도 속이 타들어갔다.

목이 메었다.


울컥하는 감정을 삼켰다.

"작년처럼 또 여기서 멈춰야 하나..."

이 감독은 주먹을 꽉 쥐었다.

눈을 감았다.

작년, 4강에서 패배한 후

다짐했던 것이 떠올랐다.

반드시 결승에 가겠다고.

올해는 우승컵을 들겠다고.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나는 여기까지인가..."

이 감독은 아이들의 등을 보며

스스로에게 되물었다.

이제 끝인가.

올해 마지막을 전국대회 우승으로 장식하려던 꿈은

이렇게 무너져버렸다.


이 감독의 라스트댄스


전국대회 4강의 아쉬움이 가시기도 전에

이 감독에게 주어진 마지막 무대.

전도동아리축구대회.

이번 우승으로 3연패와 함께 우승기 영구보존.

마지막이기에 더 간절했다.

이번 대회, 전국대회를 함께 뛰었던 선수들뿐만 아니라

수능을 마친 도율, 성현, 현석까지 합류했다.

팀은 완벽했다.

그러나 긴장감이 밀려왔다.


마지막 대회.

마지막 기회.

이 감독은 누구보다 이 순간이 특별했다.

경기들이 이어졌다.


첫 상대 중앙고 3:0 완승.

8강 영주고 4:0 압도.

4강 오현고 4:1 승리.


그리고 결승전.

상대는 대기고.

올해 교육감배 결승에서 맞섰던 팀.

이번에도 다시 만났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자, 마지막 경기다! 우리가 해왔던 대로만 하자!"

이 감독은 아이들과 파이팅을 외쳤다.


아이들은 비를 맞으며 피치로 뛰어올랐다.

경기 시작.

빗속에서도 아이들은 평소처럼 경기를 풀어나갔다.

긴장했던 이 감독도 점점 마음이 놓였다.

그리고 마침내 기회가 왔다.

중원에서 빠르게 볼이 돌았다.

소망, 승우, 현민, 건우.

건우의 슛!

골망이 흔들렸다!

1:0!

건우의 이번 대회 6번째 골.

선제골을 기록하며 전반 종료.

이 감독은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마지막 25분, 집중하자! 끝까지 간다!"

선수들은 다시 피치로 나섰다.

그러나…

수비 실수.

골키퍼 실수.

대기고의 동점골.

1:1.

이 감독은 이를 악물었다.

이대로 물러설 순 없었다.

대기고가 의욕적으로 올라왔다.

하지만 우리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대기고의 뒷공간이 열렸다.

건우가 그대로 돌파했다.

슛!

골!

2:1!

건우의 멀티골.

사기가 꺾인 대기고.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다시 건우!

슛!

골!

3:1!

건우의 해트트릭.

대기고는 마지막까지 공격했지만,

우리 팀은 한 수 위였다.

그리고...

휘이이이익—!

주심의 경기 종료 휘슬.

3연패.

우승기 영구보존.

이 감독의 마지막 무대, 완벽한 피날레.

이 감독은 빗속에서 하늘을 올려다봤다.

모든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아이들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환호했다.

이 감독의 마지막 도전,

그 마침표는 가장 완벽한 승리로 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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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이 확정된 순간, 이 감독은 마치 모든 게 꿈처럼 느껴졌다.

그동안 선수들과 함께 걸어온 긴 시간과 많은 노력이 눈앞에 펼쳐지는 순간, 그의 마음은 벅차오르며 기쁨과 감격이 넘쳐났다.

이 감독은 순간적으로 팀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나누면서, 지난 수많은 훈련과 순간들을 떠올렸다. 선수들의 피땀 어린 노력과 함께 한 긴 여정에서, 결국 이 팀은 자신이 이끌어낸 이상적인 팀이 되었고, 그 순간이야말로 모든 것을 보상받는 순간이라 여겨졌다. 선수들과 서로를 축하하며, 그의 마음속에는 뿌듯함과 더불어 큰 책임감도 느껴졌다. 이제 이 팀은 단순히 승리한 팀이 아니라, 학교의 자부심이자 새로운 전설의 출발점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우승의 순간, 감독은 모든 어려움과 실패를 이겨낸 자신에게도 큰 박수를 보내며, 팀의 성장을 기쁘게 바라보았다. 결국 이 팀은 단순히 승패를 넘어서, 서로를 믿고 이끌어가는 진정한 팀워크의 의미를 깨닫게 해준 중요한 순간이었다.

오렌지군단과 함께한 시간, 이 감독의 인생에서 가장 뜨거운 순간이었다.

이감독. 그가 만든 팀은 이제 단순한 학교 축구팀이 아니다. 최강의 축구팀, 새로운 전설, 그리고 하나의 역사다. 최고의 황금세대와 함께한 최고의 시간. 그리고 그는 이제 그 기억을 가슴속 깊이 새기며 한걸음 물러선다.


좋은 기억, 좋은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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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감독과 3년간 함께한 선수들과 순간들.


2022. 11월 제19회 전교조컵 우승

2023. 4월 제57회 도민체전 우승, 9월 제17회 교육감배 우승, 11월 제20회 전교조컵 우승

10월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축전 4강

2024. 4월 제58회 도민체전 우승, 9월 제18회 교육감배 우승, 11월 제21회 전교조컵 우승(3연패)

11월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축전 4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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