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D. Desire
감정을 담고 있는 알파벳 키워드로 글쓰기 습관 만들기
바람
어떤 일이 이루어지기를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
나는 늘 무언가를 바랐다. 어떤 모습이 되고 싶었고 그 모습이 되기 위해 바람의 방향으로 계속 걸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걷다가 교통사고를 당하듯 그 친구를 만나면서 깨지게 되었고 바람이 갑자기 타인으로 향하게 되었다. 그래서 삶이 크게 변했다.
내가 나에게 바라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타인은 오죽했을까. 몇 년을 시름시름 앓듯 정신없이 쫓아다니다 안 되는 것을 알고 다시 나를 바라보았다. 나의 바람이 더 커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바람을 좇아가다 보니 나는 그 사이 회사의 대표가 되었고 사람들을 조직하는 일을 하게 되었다. 최근 큰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팀원들과 몸노동을 많이 하고 있다. 매일 붙어있으니 그들을 보면서 대표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질문하는 시간이 도래했다.
그래서 획득한 대답이 고작 대표는 내가 될 수 없다는 것. 나는 아니고 지금 이 조직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나는 없다. 대표는 나 스스로가 아니고 전체다. 우리 조직 내 많은 사람들이 개인으로 존재할 수 있으나 대표로 살고 있는 나는 개인이어서는 안 된다. 나는 나로 살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었는데 어쩌다 나를 지우고 나를 없애야 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 참 아이러니 했다. 그게 최근 진정 고통으로 작용한다. 이것은 과연 내가 만들고 싶었던 내 모습인가.
그동안 어떠한 바람들로 살아왔는데 바람이 나를 해치고 있음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이 고통을 이겨내면 나는 또 무언가를 배우려나. 아니 너무 반복되고 있어서 이겨낼 수 있으려나 고민이 든다.
나의 바람은 나로 살고 싶은 거다. 그래서 여전히 늘 나는 자유롭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