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부자가 싫습니다. 텔레비전에 나와서 자신들의 궁전, 와인 창고를 자랑질하고 있는 저들이… 황금 욕조에 모유를 가득 담아 목욕을 하든 말든, 그걸 대체 왜 저한테까지 보여주는 건가요? 전 그들과 더불어 사는 법을 모르겠습니다.”
2015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벨라루스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붉은 인간의 최후』 중. 공산주의를 무너뜨린 모든 것에 대한 증언록이다. 알렉시예비치는 책을 쓰기 위해 1990년대 소비에트연방의 몰락을 경험한 1000여 명의 시민을 20년에 걸쳐 인터뷰했다.
중앙일보 아침의 문장, 2024.5.27, 2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