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30일
이번 생에 고치고 싶은 습관은 할 일을 미루는 것이다. 중요하거나 꼭 해야 할 일이 아닌데 하고 싶은 거 한다고 우선순위의 할 일을 미루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다 보면 우선순위의 할 일이나 중요한 일을 시간에 쫓겨 급박하게 마무리를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결과만 보면 마무리까지 했다면 괜찮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일의 퀄리티까지 잡고 싶다면 당연히 나는 해야할 일을 미루면 안 된다. 그럼에도 할 일 미루는 습관은 아직까지 고치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럴까?
난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하고 싶은 일들이 꼭 해야할 일들도 아니고 중요한 일들도 아니다. 그런데 난 항상 하고 싶은 것을 먼저 선택하는 의지박약자이다.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즐거웠는데 꼭 해야 할 일들이 밀려 있는 거 보게 되면 맘이 바뀐다. 초조하고 조급하고 심란하게 말이다. 하고 싶은 거 할 때의 즐거움은 느끼지 못한다. 어떨 땐 자괴감도 든다. 그러면서 다짐한다. ‘To do list’를 만들어서 꼭 해야 할 우선순위대로 일 처리하고 하고 싶은 일 하자고 말이다. 그러나 꾸준히 하기 힘들어진다. 지치고 힘들 때 하고 싶은 일 하고 기분 좋아져서 다시해야 할 일로 돌아오기까지 타이밍을 놓칠 때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다시 해야 할 일을 시작하기가 어려워져서 더 미루게 되는 거 같다.
지금 나는 이번 생에 고치고 싶은 습관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고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할 일 사이사이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끼워서 일정을 계획해 볼까 한다. 쉬는 것도 중요하니깐. 만약 해야할 일과 하고 싶은 일 둘 다 적절하게 잘 해낸다면 나는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에 나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이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과의 관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 하나는 약속시간에 10분씩 늦는 걸 약속 시간 30분 전에 가는 걸로 바꾸고 싶다. 이건 내가 노력한다면 바꿀 수 있는 습관 같다. 예를 들면 최소 10분 전에 약속 장소로 도착할 수 있도록 시간을 배분해서 움직이는 것이다. 사실 예전부터 미리 약속장소에 가는 것을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생각만 그렇고 실제 상황은 항상 10분 늦게 도착하는 경우가 많았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미리 사전지식을 체크하지 않았거나 준비물 챙겨 놓는 것이 미비했기 때문이었다. 결혼 전까진 이런 습관이 나에게 생길 거라 생각을 못 했었다. 그런데 아이를 출산한 뒤로 여러 상황에 부딪히며 생각이 바뀌었다. 아이와 함께 가면 돌발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 시간 딱 맞게 장소에 도착하거나 조금 늦는 것에 미리 양해를 구하니 마음이 편했다. 그 10분 늦는다고 세상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미리 가 있더라도 아이에게 집중을 해야 하니 피로도가 빨리 높아졌던 것이다. 아이와 외출을 하건 아이를 부탁하고 혼자 외출을 하더라도 나에겐 준비할 시간이 항상 부족했다. 그래서 미리 약속 장소에 가 있는 예의를 버린 지 오래되었다.
하지만 요즘 약속 장소에 늦게 도착하는 것이 어느 순간부터 마음이 불편해졌다. 상대방이 기다리고 있겠다 싶으니 미안하기도 하고 먼저 내가 가서 주변 상황을 보고 편안한 장소인지 확인도 하고 싶어졌다. 먼저 도착해서 여유있게 내가 하고 싶은 일 하다 상대방 만나면 시작부터 내가 미안하지 않으니 불편한 감정 없이 그 시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이 필요한 것을 잘 찾아서 해내는 요즘은 나만 습관 들이면 될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