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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Gigantes Yang
Aug 15. 2024
D-64, 조금씩 실감 난다
D-64
조금씩 실감 난다
어느 순간부터 아이와의 만남이 금방 올 거라는 생각에 실감이 나기 시작한다.
지난 글들 중 몇 개를 읽어보니,
과연 내가 어떤 모습으로 아이를 맞이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더라.
유치하겠지만...
뭐니 뭐니 해도 첫인상이 중요하니깐 정장이라도 입고 있을까?
미용실에 가서 머리라도 미리 정리해 둘까?
표정은?
아이에게 해줄 첫 말은?
별 생각을 다하고 있더라.
임신을 하고서 출산까지의 여정은 정말로 대단한 것 같다.
물론 남편은 아빠가 되는 게 전부지만, 아내는 정말 그 과정 자체부터가 아빠와는 다른 길이다.
입덧부터 시작해서 배 콕콕, 먹덧을 하는가 하면 토덧을 하기도 하고, 소화불량에 피로감까지,
아파도 먹을 수 있는 약이 제한적이고, 게다가 체력저하에 허리통증은 덤,
튼살이 시작되면서 몸무게도 동시에 증가하고,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하면서 뭘 먹어도 속이 더부륵함은 일상이 되어버리고,
온몸이 쑤시기도 하고, 손 마디마디가 아픈 건 기본에 발은 퉁퉁 붓고,
소양증 및 자궁수축, 감정기복은 날로 심해지고,
경부길이도 신경 쓰이고, 새벽에 화장실 자주 가는 건 각오를 해야 하고,
임신성 당뇨에 걸리기라도 하면 먹는 건 더 제한적이게 되고,
변비, 배가 나오면 나올수록 사람들의 시선은 전부 배로 향하게 되고,
태동은 막달로 갈수록 난리가 나고,
양수가 터지거나 분만까지... 이 모든 과정을 거쳐서 진정한 엄마가 된다.
아빠의 여정하고는 차원이 다른 엄마가 되어가는 과정.
그래서 엄마는 강하다고 하는가 보다.
옆에서 고생하는 아내를 보고 있으면 미안한 마음이 들어도 도와줄 수 있는 게 생각보다 제한적이다.
[2024년 8월: 빵냄새의 매력을 벌써 알아버렸다]
오늘도 아내가 먹고 싶어 하는 새우가 듬뿍 들어간 파스타.
그리고 간장+소금+후추+다진 마늘로 재운 닭가슴살 구이.
오래간만에 요리솜씨를 발휘했더니 아내의 입맛에 딱이었나 보다.
너무 잘 먹으니 나도 덩달아 행복. 우리 기쁨 이도 행복했겠지.
너무나도 뿌듯한 아빠다.
우리 딸이 태어나면 더 맛있는 거 많이 해줘야지... 하고 다짐을 하는 아빠.
S
c
hoko Reiswaffeln
아내가 갑자기 먹고 싶다던 쌀와플.
오스트리아에서 참으로 즐겨 먹던 와플인데 한국에서는 살 수가 없다. 해외 직구로만 가능하다.
비싸더라도 아내가 먹고 싶다고 하니 소량이라도 주문해야 하나 고민이 된다.
분명 말도 없이 구입하면 뭐라 하겠지...
오늘도 어김없이 엄마 배와 장기들을 찌르는 우리 딸. 발차기는 이제 기본이라...
엄마는 아프다고 하지만 그걸 모르는지 마냥 신나기만 한 우리 딸.
어제 병원에 다녀오니 우리 딸이 제법 크다고 한다.
전체적으로 길고 크다고 하니 한편으로는 기분이 좋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예정일보다 조금 일찍 태어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초조해진다.
건강하게만 태어나길 간절히 빌고 또 빈다.
오늘 하루도 엄마하고 신나는 하루였길.
사랑한다 우리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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