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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사장 Aug 11. 2021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좋은 이유

애완동물과의 상호작용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고양이는 포유류 식육목 고양이과의 동물이다. 식육목의 고양이과 동물들을 살펴보면 대표적으로 사자, 호랑이, 표범, 치타 등의 맹수가 대부분이다.  사람과 이 고양이과의 동물이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이 매우 놀라운데 어떻게 이런 야생동물이 사람과 함께 살 수 있게 진화했을까?



 1958년 구소련의 드미트리 벨라예프와 류드밀라 트루트는 야생성이 매우 강한 동물 은여우를 20년 안에 애완동물로 진화시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은여우는 결코 길들여지지 않고 매우 사나운 동물이어서 연구진들은 항상 두꺼운 장갑과 옷을 입고 나서야 은여우를 다룰 수 있었다. 이들은 이 사나운 여우들 중에 인간에게 어느 정도 멈칫하는 수준의 반응만 보여도 선별적으로 번식시켰다.


 1964년 드디어 인간에게 꼬리를 흔드는 개체가 처음 발견되었고 몇 세대 지나지 않아 그 수는 늘어나고 개체들의 친화도는 올라갔다. 이런 친화적인 은여우들은 마치 개처럼 꼬리를 흔들고 짖었으며 온종일 놀이에 집중하고 이름을 부르면 돌아보기도 했다. 외모도 변화했는데 얼굴은 조금 더 동그래지고 귀는 쳐졌으며 개체의 크기도 감소하여 귀여운 모습으로 변했다.


 이런 여우들은 공격적이고 야생적인 여우들에 비해 스트레스 호르몬을 덜 분비했으며 세로토닌(행복호르몬)과 옥시토신, 바소프레신을 더 분비했다. 결국 이런 친화적인 개체들은 사람에 의해 번식이 유도되어 진화되었기 때문에 야생성을 잃고 인간 친화적으로 변화했는데 고양이도 마찬가지의 진화 과정을 거쳐 전 세계에 5억 마리가 사람과 함께 살게 됐다.


오억마리중 하나 ‘마요’

 인간은 이런 친화적이고 귀여운 외모의 동물과 상호작용을 하면 동물들과 동일하게 세로토닌, 옥시토신, 바소프레신 등을 분비한다. 이 호르몬의 작용에 대한 지식은 톰 인셀과 래리 영 등의 연구에서 밝혀졌다.


 이들은 초원 들쥐와 산악 들쥐의 특성에 대해 주목했는데 초원 들쥐는 일부일처제를 채택하고 부부가 함께 새끼를 기르는 반면 산악 들쥐는 성적으로 문란하며 홀로 굴을 파고 살아간다. 초원 들쥐는 교미를 한 직후부터 서로에게 애착을 갖고 암컷을 도와 새끼를 기르며 다른 수컷이 나타나면 공격적인 행동을 보인다. 반면에 산악 들쥐는 한 암컷이랑만 교미하지 않고 부성애 행동도 보이지 않는다.


 연구진은 이 두 들쥐 수컷들 사이에 바소프레신의 양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부성애와 애착을 가지는 초원 들쥐에서는 바소프레신의 농도가 높게 나온 반면 문란한 산악 들쥐에서는 그 농도가 낮게 나왔다.


 옥시토신은 암컷의 암수 유대, 교미, 출산, 모성애, 수유 등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아이를 돌볼 때나 작고 귀여운 동물과 유대관계를 가질 때 분비된다. 이 옥시토신, 바소프레신은 인간의 사회적 행동과 이타주의를 부추기고 사회적 상호작용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결국 이런 호르몬의 농도가 높으면 다른 사람에게 이타적이고 사회적이며 동물이나 아이에게 친근함을 조금 더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모찌

 사람들 중에는 이런 애완동물에게 친근함과 애착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산책 나온 강아지를 보면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번지고 추운 곳에서 떨고 있는 고양이들에게는 연민을 느낀다. 나는 이런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더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믿는다. 연인관계나 부부관계는 이런 긍정적 사회 작용이 가장 필요한 관계인데 선택이 가능한 미래에 대한 작은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려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지금 웃고있다면 당신은 좋은사람

 물론 인간에게는 의식이라는 매우 강한 차이점이 있다. 이 의식이 매우 강한 자아를 완성해서 호르몬 분비와 전혀 상관없는 개인 의지를 가지고 행동할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초인간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만 쓰고 놉시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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