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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의 이상행동..자폐 증상일까요?

by 곰아빠

*상담 사례를 각색했습니다.


16개월 남자 아기를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요즘 아기가 신경쓰이는 이상행동을 자주 하고 있어요.

본인 머리며 얼굴이며 때린다든가 이유 없이 소리를 빽 지른다든가 갑자기 뒤로 넘어지려 한다든가하는 행동을 많이 합니다.

특히 뒤로 넘어지려할때 제가 놀라서 받아주면 웃으면서 좋아해요.


기관에서는 전혀 이런 모습을 보이지 않는대요.

발달 수준은 대근육 및 소근육 모두 정상이고 언어 발달 역시 문제 없어요.

그냥 하는 행동일까요? 곧 괜찮아지는걸까요?


기관에 자폐스펙트럼 상동행동을 하는 아기가 있다는데...따라하는것일까요?




16개월 아기가 갑자기 머리를 때리거나 소리를 지르고, 뒤로 넘어지려는 행동을 자주 보이면 부모 입장에서는 불안하고 걱정이 클 수밖에 없어요. 특히 아기의 전반적인 발달이 정상이고, 기관에서는 전혀 그런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면 더 헷갈릴 수도 있죠. 하지만 지금 말씀해주신 상황만 놓고 보면, 이 행동들이 반드시 발달 문제나 자폐 스펙트럼과 관련이 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를 아직 말로 표현하기 어려워요. 그래서 불편하거나 화가 나거나 혹은 지루할 때, 몸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리를 치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하는 행동이 전형적인 예죠. 또, 감각적인 자극을 즐기기 위해 그런 행동을 반복할 수도 있어요. ‘내가 이렇게 했더니 뭔가 느낌이 색다르네?’ 하는 호기심으로 시도하는 경우도 있고, 특히 엄마가 그 행동에 강하게 반응할수록 ‘내가 이렇게 하면 엄마가 나를 봐주는구나’ 하고 관심을 끌기 위한 방법으로 굳어질 수도 있어요.


뒤로 넘어지려는 행동은 특히 놀이처럼 받아들이는 가능성이 높아요. 엄마가 깜짝 놀라며 받아줄 때 웃는다는 건, 아이 입장에서는 재미있는 상호작용일 수 있는 거죠.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그 행동이 위험하다는 걸 아직 알지 못해요. 그리고 자꾸 반복하는 이유는 그 상황이 즐겁기 때문일 수 있어요. 이럴 때는 과하게 반응하기보다는 아이가 다치지 않도록 조용히 막아주고,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한편, 기관에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아기가 있다고 하셨는데, 우리 아이가 그 아이의 특정 행동을 따라할 수도 있어요. 이 시기의 아이들은 또래를 보며 행동을 많이 모방하거든요. 하지만 누군가의 행동을 따라했다고 해서 그 아이가 똑같은 발달 문제를 가지게 되는 것은 아니에요. 오히려 모방은 이 시기에 자연스럽고 중요한 발달의 일부입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아기의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면서, 위험하거나 반복되는 행동에 대해서는 감정을 공감해주되 분명한 경계도 함께 제시해주는 게 좋아요. 예를 들어 “속상했구나, 그런데 머리를 때리면 아파. 손으로 말해보자” 같은 식으로요. 그리고 아이가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 대체 행동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현재 보이는 행동만으로는 걱정하실 만한 발달 문제는 없어 보이고, 대부분 일시적인 탐색 행동이나 관심 끌기 행동일 가능성이 높아요. 다만, 시간이 지나도 행동이 심해지거나, 점점 더 자주 반복되고, 시선 맞춤이나 놀이 반응, 언어 등 전반적인 상호작용에도 변화가 보인다면 그때는 전문가의 평가를 받아보는 게 좋아요. 지금은 너무 염려하지 마시고, 아이의 감정과 반응을 차분하게 받아주되, 부모로서 안전한 경계를 일관성 있게 잡아주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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