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전 제 아이가 좋은걸요...^^
"네? 그게 갑자기 무슨..."
"어머님, 다름이 아니라...
최소한 학원 전기세만 내는 건 아닌지의 점검이다.
최근 들어 일주일에 한 번
수영 가는 날만 되면 울상이 되는 막내.
"엄마, 수영 너무 힘들어요.
그만 다니면 안 돼?"
영법이 어려워진 데다
다른 친구들보다 배움이 더딘 것 같아
아이 마음에 부담이 생긴 듯했다.
물론, 지금 그만해도 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다.
하지만 엄마 된 입장에서 안쓰러움 반,
그래도 이 어려움을 잘 극복했으면 하는 마음 반.
'수영은 생존'이라는 말을 들먹이며
네 가지 영법을 익힐 때까지는 다니자며
어르고 달래 수영학원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수영 선생님의 질문이
'아이의 자존감'이라니.
상황은 이랬다.
하루는 막내 수업시간에 한 학생이 보충수업을 왔다.
한 레인에서 4명의 학생이 수업을 받다 보니
한 명씩 순서대로 수영을 하게 되는데
선생님이 기존 학생을 먼저 보내고
보강 온 학생은 마지막으로 연습하도록 정하셨다.
그런데 막내가 그 학생을 먼저 가도록 하고
본인은 마지막에 수영 연습을 했다는 것.
아이는 자기가 수영속도가 좀 느리니
자기 때문에 뒤에서 쫓아오는 학생이 부딪힐 것을 염려해
서로 조율하여 순서를 바꿔 갔다고 했다.
하지만 선생님 입장에서는
원래 수업을 하는 학생들이 보충 온 학생으로 인한
불이익을 최소화하면서
아이가 조금 느리더라도 악착같이 이겨내길 바라셨다.
오랫동안 아이를 가르치신 애정이 묻어났다.
선생님은 운동을 하는 분이시니
그런 끈기나 경쟁심을 심어주는 부분에 대해서
감사하다 인사를 드렸다.
그리고 마지막 한 마디도 덧붙였다.
"그런데 저희 아이 자존감 문제없어요."
세상은 스포츠 정신으로만 살아가는 곳이 아니지 않은가.
레인에서 조금만 벗어나서 내 아이를 본다.
막내는 양보와 배려가 몸에 밴 아이다.
자존감이 낮아서라기보다
자기 실력에 대한 메타인지가 있고
수업에 차질이 없게 하기 위해
융통성을 발휘하는 아이이다.
그로부터 얼마 후 우리 가족은 일본 여행 중에 노천탕을 갔다.
그곳은 노천탕이 한 군데뿐이라
남녀가 격일로 그곳을 이용할 수 있었다.
어제는 남자팀이 노천탕을 이용했다면
오늘은 나와 딸이 그곳에 몸을 담갔다.
목욕을 마치고 조식장소에서 남편과 막내를 만났다.
"여보, 노천탕 너무 좋지?"
오늘 노천탕 없는 실내 욕실에 가니
막내가 그러더라."
"뭐라고 했어?"
"하나는 수영 배우길 잘했다.
아무도 없는 따뜻한 물에서 잠시 수영을 즐길 수 있어서.
다른 하나는 어제 엄마랑 누나 너무 심심했겠다.
노천탕이 없는 곳에서 목욕했으니까."
어제의 엄마와 누나를 걱정하는 막내,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