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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말 5분 영상제작 시나리오 초안

(수정 중)

by 말자까

유튜버도 아니고, 영상편집도 잘 모르고, 자막이나 ai 더빙도 잘 모른다. 할 줄 아는건 글쓰기뿐이라 많이 막막하다.

올해 내가 만든 제주마블 사내동아리의 활동 결과물로 5분짜리 교육 영상을 만들 예정.

일단 한다고 했으니, 어떻게든 해보기로.

제주마 자랑, 글보다는 영상이 아무래도 더 접근성이 좋고 보기 편할 테니깐.

일단 재미있어야 하는데 말이지.

과연..결과가.. 나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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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제주마,

너, 도대체 누군데?


# 1 제주마와 더러브렛 만남


A : 안녕, 난 더러브렛이야. 말근육이 특히 멋지지? 내 키는 이고, 한 500kg쯤 나가. 겁은 좀 많은 편이고, 체질은 약해서 곧잘 다쳐. 하지만 잘생기고, 잘 뛰면 되는 거 아니야? 전세계 경마는 다 우리가 하고 있어. 우리나라 전체 말 중에 정도 차지하는 나는, 말 세상의 대세라고 할 수 있지. 나 좀 멋지지 않냐? 나 왕년에는 달리기만 하면 1등만 족족하면서 정말 잘 나갔다. 그래서 내 후손도 많이 남기다가, 이젠 은퇴해서 제주도로 내려와서 여생을 살고 있어.


B : 안녕, 내 고향에 와줘서 반가워. 난 제주마야. 난 너보다 덩치도 작고 다리도 짧아. 털은 복실하고 색깔은 다양하지. 내 키는 이고, 체중은 쯤 되. 제주도에 사는 말이면 다 제주마 아니냐고? 아니지. 나는 이래뵈도 제주도 토종 혈통으로 관리되고 있는 천연기념물이라고. 이래뵈도 보호받는 품종인 'jeju pony' 입니다.


A: 뭐? 천연기념물?? 그,그래. 뭐, 나보다 좀 폼은 안나 보이지만, 그래도 제주도 고유의 말이라 하니 뭔가 좀 인증마크가 있는 것 같아서 신기하기도 하네. 그런데 넌 나랑 뭐가 달라? 너도 나처럼 경주를 뛰긴 해? 넌 어떤 삶을 살고 있어?


B: 흠. 어디서부터 시작할까나. 사람들은 나를 보면 조랑말이라 귀엽다고 하는데, 내 실체를 한번 정확히 밝혀볼게. 귀여운지 아닌지 한번 판단해 줘.


# 2 외형 차이


- 키 : 일단 나는 너에 비하면 단신이야. 그런데 너희 더러브렛처럼 다 복사된 듯한 체형을 가지지 않았어. 키도 다르고, 다리의 길이도 다르고, 몸통의 길이나 얼굴의 크기, 목의 두께도 제각기 달라. 그래서, 구경하는 맛이 있지.

- 발굽 : 난 발굽도 너보다 작아. 하지만 너보다 훨씬 단단하고 튼튼해서 너처럼 경주 뛸 때 발굽을 보호하는 편자를 할 필요도 없어. 제주도 바람과 돌밭에서도 오랜 기간 동안 거뜬히 살아남은 우리 선조님들 덕분에 나는 발굽이 건강한 체질을 타고났거든. 사실 너희 더러브렛은 제주도로 휴양을 오면 돌밭에 발굽을 다쳐서, 다리를 절룩거리는 경우가 많더라.

- 질병 : 심지어 나는 너희보다 운동기 질환이나 소화기 질환도 잘 안걸리고, 새끼를 낳을 때도 별탈없이 잘 낳는 편이야. 그래서 주인들이 나를 좋아해. 사람이든 말이든 병원 안가고 건강한게 최고잖아.

- 모색 : 너희 더러브렛은 색깔이 종류라며? 나는 색깔도 엄청 다양해. 제주어로 색깔을 분류하는데, 조금 어렵기도 해.

(자료화면 : 축산진흥원 모색)

내가 신기한 거 알려줄까? 나는 나이가 들면 털색이 너희보다 드라마틱하게 변해. 어릴 때는 까만 말도 나이가 들면 회색으로 변해. 아마 늙은 제주마가 모인 노인정이 있다면 흰색이나 회색이 가장 많지 않을까 싶어. 그래서, 어쩔 때는 왜 말이 바뀌었냐고 하기도 할 정도야. 그래도, 나는 흰색과 회색빛이 도는 노장의 형님들을 보면 왠지 좀 세월이 느껴져서 좀 멋있어 보이더라.

- 눈/머리/갈기/몸매 : 나는 눈 색깔도 다양해. 더러브렛 너희는 홍채가 어두운 갈색이잖아. 나는 가끔 푸른색이나 밝은 갈색 같은 odd eye도 가지고 있어. 또, 갈기나 털이 유난히 곱슬인 애들도 있고, 유난히 머리가 크거나 배가 빵빵한 애들도 있어. 그래도 무시하지는 마. 열심히 달릴 때는 다 한마음이라고.


# 3 성격차이


- A : 난 사실 기품 있는 근육에 비해서 꽤 겁 많은 예민보스야. 펄럭거리는 비닐봉지도 무섭고, 잘 놀라서 곧잘 다쳐. 혼자 있는 걸 특히 싫어해. 그래도 나는 루틴이 좋아서, 많이 익숙해지고 훈련대로 진행되는 하루라면 그래도 곧잘 따라가.

- B : 그래? 나는 혼자 봉에 묶인 채 서 있어도 그다지 무섭지 않고, 아무렇지도 않은데. 너보다는 겁이 없나 봐. 그런데 나는 태어날 때부터 외부에서 야생으로 자라서 그런지, 경마장에 와서 사람들이 손으로 나를 만지는 게 너무 어색하기도 해.

- A: 그럼 너도 나처럼 예민한 거야?

B: 예민하다라기보다 난 좀 고집이 있는 편이지. ㅎㅎ 난 싫으면 사람들에게 싫다고 막 표현을 하고, 내 고집을 부릴 때도 있어. 점프력도 강하고 머리로 밀어재끼기도 하니깐, 날 작다고 만만하게 보지 말라고.

A: 알았어. 넌 나보다 기가 좀 세구나.

B: 기는 세지만, 나를 화나게만 안 하면 사실 온순하기도 해. 사람들 잘 따라다니고, 잘 놀라지도 않고 말이야. 어때. 나 이중적인 매력 넘치지?

A: 그러면 너도 경주마를 2세부터 시작하고, 7~8세쯤 은퇴해?

B: 아니, 나는 알다시피 건강체력이잖아. 그래서 17세 18세가 되어도 정정하게 뛰는 형님들이 건재해.

A: 와우. 진짜 체력도 좋고, 내구성도 강하고, 정말 다 가졌네.


# 4 나를 볼 수 있는 곳


- A: 그런데, 이러나 저러나 어차피 말(horse)인데 사람들이 왜 제주마 너를 꼭 집어서 봐야 해? 별 의미가 있어?

B: 생각해봐. 중국에는 판다, 호주에는 코알라가 있어. 제주에 얼마나 많은 전세계 사람들이 여행오는지 알아? 천혜의 자연과 함께 힐링을 원하지. 거기에 제주도에만 볼 수 있는 품종의 말이 있는데, 말의 고장에 여행온 김에 터줏대감 천연기념물 본체랑 사진 한번은 찍어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A: 근자감이 높구나. 하지만 인정해. 희귀템이라면 보러 가야지. 그러면 너를 어디 가야 볼 수 있어?

B: 내가 일단 두 곳만 소개할게. 첫 번째는 제주경마공원이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제주마가 경주를 뛰는 곳이야. 그래서 특히, 외국인들이 너무나 신기해해. 귀요미 제주마 경주를 본 후에는 경마공원 안에 있는 레클리스 박물관에 가면 딱이야. 전쟁에서 탄약을 운반해 주며 ~~는 레클리스의 감동적 스토리와 동상을 볼 수 있어.


두 번째는 제주마방목지야. 저 푸른 초원에 제주마와 망아지가 떼로 방목되어 있는 곳이야. 거기에 가면 가슴이 뻥 뚫리며 마음이 편안해질 거야. ~월에는 입목 축제가 열려서 엄청 재미있는 행사도 많이 해.


언젠가는 제주마를 실컷 볼 수 있는 이색 말카페, 은퇴 제주마를 볼 수 있는 목장도 생겼으면 좋겠어. 또, 제주마 따라 떠나는 제주마블 여행상품도 생겨서 외국인 관광객이 편하게 제주마 테마체험을 하고, 제주도에서는 제주도 캐릭터를 동물친화도시에 맞게 제주마 (말마 친구 jema)로 선정되는게 내 꿈이야.


앞으로 제주마에 대해 많은 홍보와 관심 부탁해. 사실 제주마는 더러브렛에 비해서 규모도 작고, 덜 알려져 있고, 경제적 여건도 많이 부족해. 나는 제주마가 더 사랑받고, 더 빛이 났으면 좋겠어. 그래서 오늘 영상 잘 봐줘서 고맙고 날 마음 속에 기억해줘. 제주도 터줏대감 제주마의 보존과 도약을 위해 앞으로도 많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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