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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물은, 누군가의 밤에서 시작됐다.

당신의 요청이 만들어낸 밤이 있다면, 비난이 아닌 존중이 필요하다.

by 몰두

“야근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디자인 회사 면접에서 자주 듣는 질문이다.

야근, 밤샘작업, 촉박한 일정과 끝없는 수정.

이 모든 게 ‘당연한 문화’처럼 자리 잡은 업계.


얼마 전, <워크맨> 패션잡지사 편이 공개됐다.

차가운 말투와 분위기에

시청자들은 “저런 회사는 피해야 한다”고 비판했고

해당 에피소드는 워크맨 최악의 평점을 기록했다.


그 반응은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

디자이너들이 놓인 가혹한 환경은

내부 문제가 아니라

클라이언트의 니즈, 시장의 속도, 소비자의 기대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묻고 싶다.

결과물을 받아들이며

그 뒤에 깃든 ‘밤’과 ‘피로’를

한 번이라도 상상해본 적 있는가?


디자인 회사를 향한 비난은

결국 당신의 요청에서 비롯된

누군가의 노동을 겨냥한 말이었는지도 모른다.


모두가 구조가 바뀌길 원하지만

정작 바뀌어야 하는 건 우리의 태도다.


결과물보다, 결과를 만든 사람을 먼저 떠올릴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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