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한 글자씩, 마음을 다시 쓰다

절실함으로 쓰인 글씨가 오늘의 응원이 되기까지

by 몰두

나는 폰트를 만들며 처음으로 **‘글씨와 문장의 의미’**를 생각해 보았다.
그 시작은 1980년 5월, 전남도청 분수대에 걸린 현수막 한 장이었다.

tvc.jpg 출처 :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사진자료집 "518 기억과 진실"

당시 사람들은 손으로 붓을 들어, 자신들의 신념을 글자로 남겼다.
절대로 타협할 수 없는 각오들.
활자보다 빠르고, 구호보다 더 오래 남는 문장들.

그 글씨가 가진 힘은 완성도보다도 ‘절실함’에 있었다.


나는 그 글씨를 복원하려 한 것이 아니라,
그 마음의 형태 — 각오와 의지의 모양을 다시 그리고 싶었다.
그래서 이름을 붙였다. ‘승리의 그날까지.’
결승점이 아니라, 아직 달려가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이름이었다.



tvc_wywcCALLA20250605161309.jpg
tvc_wywcCALLA20250621171143.jpg
tvc_wywcCALLA20250901185306.jpg

서체를 만드는 과정은 예상보다 어둡고 무거웠다.
수백 자의 획을 일러스트로 하나하나 그려내며,
지우고, 다시 그리고, 또 지우기를 반복했다.
모니터 앞에서의 시간은 고요했지만, 그 안의 마음은 소란스러웠다.


어떤 날은 이런 생각도 들었다.
내일 내가 180도 다른 사람이 될 수는 없겠지만,
오늘 단 1도라도 움직일 수 있다면,
그건 그래도 조금 나아지는 방향이 아닐까.


그 마음으로 하루를 이어갔다.
그렇게 한 획씩, 한 글자씩, 이 서체가 완성되어 갔다.


이제 나는 이 글씨를 사람들에게 건네고 있다.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서체로.
그 이유는 단순했다.
이 글씨가 더 많은 일상 속에서,
누군가의 문장 속에서 다시 살아나길 바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문장이 결국, 누군가에게 닿기를.
‘승리의 그날까지.’



당신의 문장이 응원이 될 때 — 캠페인 진행 중


11월 9일까지, ‘승리의 그날까지’ 서체로 만든 당신의 응원 문장을 모으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하루를 일으켜 세울 수 있는 한 문장이라면 충분합니다.


� 참여 방법
1️⃣ ‘승리의 그날까지’ 폰트를 사용해 응원 문장을 완성하고
2️⃣ 아래 링크를 통해 이미지를 업로드하면 됩니다.

� 참여하기 (11월 9일까지)


keyword
작가의 이전글누구나 같은 무대 위, 변명의 시대는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