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하얀 종이 위에 적기 위해
캠페인에 참여한 사람들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
포스트잇, 메모지, 책갈피, 그리고 스티커.
지난 며칠 동안
하루에 하나씩 그 선물들을 공개해 왔다.
오늘은 그 마지막, 네 번째 — 스티커를 공개했다.
겉보기엔 단순한 종이 조각들이지만,
이 프로젝트의 또 다른 장면이었다.
포스트잇과 메모지, 책갈피는
Cheer Note의 연장선이었다.
목표를 세우고, 문장을 적고,
그 문장을 눈앞에 두며 하루를 다잡는 도구.
하루의 다짐을 시각화함으로써
스스로에게 조금 더 솔직해지는 과정이었다.
그래서 형태는 다르지만,
모두 ‘오늘을 응원하는 메모’라는 점에서 닮아 있었다.
하지만 스티커만은 달랐다.
하얀 종이 대신 검정색을 사용했다.
그 위엔 이렇게 적혀 있다.
마음이 늦은 날도 있다.
열심히 안 해도 괜찮음.
피곤해도 사람이다.
괜찮은 척도 용기다.
흔들려도 방향은 있다.
해야 하는 일보다 하고 싶은 일.
이 문장들은 ‘해야 한다’는 말 대신
‘괜찮다’는 말을 건넸다.
조금 늦어도, 잠시 멈춰도,
그 자체로 괜찮다는 뜻이었다.
우리는 종종 하얀 종이 위에
끝없이 목표를 적어 내려간다.
더 열심히, 더 나아가야 한다는 말로.
하지만 그렇게 계속 적다 보면
그 종이는 어느새 검은색이 된다.
너무 많은 다짐이 쌓여
더 이상 숨 쉴 자리가 사라진다.
그래서 나는 그 검정색 위에
이 스티커를 붙이고 싶었다.
‘조금은 쉬어도 괜찮다’는 신호처럼.
실패해도 괜찮고,
조용히 멈춰 서도 괜찮다는 말처럼.
그 문장을 붙이는 일은
스스로에게 허락을 주는 일이었다.
한 번의 포기 대신, 한 번의 숨을 돌리는 일.
우리는 다시,
하얀 종이 위에 무언가를 적을 수 있기를 바란다.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어둠이 완전히 물러나기까지
기다려 줄 수 있으면 된다.
그때,
다시 써 내려가면 된다.
빛이 돌아올 그날까지.
승리의 그날까지.
짧은 한 줄이라도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