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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amood Sep 09. 2021

베지테리언 혹은 비건도 살만 한 곳

셰프들만 힘들 뿐



나는 덴마크 유명 맥주 양조장에서 운영하는 바/레스토랑에서도 일하고 있다.

이곳이 아주 핫플레이스여서 덴마크 문화에 빠르게 적응할 겸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싶어서 선택했다.


나는 레스토랑 쪽을 주문을 담당하고 있는데

간단한 맥주 안주부터 메인디쉬, 버거 등도 키친에서 만들고 있다.

주문을 받다 보면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

일단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부터, 베지테리언 혹은 비건들까지.


메뉴판에 비건도 가능한 메뉴인지 다 표시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확히 어떤 것이 들어가는지 디테일하게 확인하는 사람들이 많고,

버거를 시켰는데 야채와 빵을 다 빼고 달라고 하는 신기한 사람도 봤다.


버거는 일반 고기 버거, 베지테리언 그리고 비건 버거 3가지 종류가 있고,

그 안에서 사람들이 마요네즈를 케첩으로 바꿔달라

고기 굽기는 웰던, 치즈는 빼 달라 등등

사람마다 정말 다양하게 자신의 디테일한 취향에 맞춰 주문을 한다.

심지어 바쁜 저녁시간에 일일이 확인하고 만들어주는 셰프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직원들을 위한 저녁 또한 셰프들이 만들어준다.

직원들 중에도 베지테리언, 비건 다 있다.

이 사람들의 저녁까지 매일 따로 만들어준다.

생각해보면 나는 오늘 뭐해먹지? 식사 메뉴 한 가지 고민만 해도 머리 아픈데, 각 식성에 맞게 다른 메뉴를 매일 고민해야 된다는 것은 상상이 안 간다.



처음 입사하고 셰프들이 물었다. 음식 알레르기가 있거나 혹은 베지테리언이냐고.

“No”

이 대답을 듣고 안도하고 엄치 척 하며 베리 굿이라고 했던 셰프들의 표정이 잊히지 않는다.


베지테리언이나 비건 혹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도 동등하게 맛있는 걸 먹고 구애 없이 내가 좋아하는 걸 먹을 수 있어서 살기 좋은 것 같다.

하지만 그만큼 셰프들만 힘들겠지…

덴마크에서 음식 장사는 아주~힘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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