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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김이 묻었습니다.

뾰로지

by 세렌디퍼

어쩌다 종종 그런 날이 있습니다.

아니 솔직히 요즈음 꽤 자주 그런 날이 찾아옵니다.


오랜지기 학창시절의 교복 친구들.

대학교에 가서 그보다 더 진한 애정을 나누고 있다고

생각한 이들.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20년 넘게 이어온 사회의 인연들.


많지는 않지만 그렇게 쌓아온 인연들이

카톡친구 목록으로 이어져왔지요.


그러다 어느날 문득 못생기고 못난 마음이 뾰로지처럼

올라옵니다.

음.

.



그들의 카톡 사진이 행복한 가족사진으로 바뀌는 날이요.

요즘처럼 꽃구경을 가거나 이벤트가 있는 시즌이면

그들의 완전한 가족사진을 보면...



질투가 나요.

시기가 생겨요.


네 맞아요.

시기와 질투.


해외여행이나 명품가방 사진이 아니라,

내가 아무리 용을 쓰고 발버둥쳐도 따라할 수 없는 모습이요.


난 대체 그들과 왜 다른 삶을 일찍 살아가야하는건가.

그렇게 시작된 질투와 시기를 따라가면

자기연민과 또 나아가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으로

끝이나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친한 벗에게 그러한 감정이 든다고 말할수도 없고.


임금님귀는 당나귀처럼 엄청난 비밀을 안고

꾸역 꾸역 견뎌냅니다. 약속이라도 한듯 다음 가정의 달이 되면 또 퍼포먼스가 일어나겠죠.


생각보다 오랜시간이 흘렀다고 여기며

나아질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여태 풋내만 나는 어린애 같아요.


솔직히 언제쯤이면 이 모든 감정들이 자연스러워질지 자신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질투가 날일이 있겠죠.

먼 훗날,

벗들에게 그 옛날 내가 못생긴 마음을 먹었었다고

고백할 수 있는 날이 올까요?


지금은 그저

내 찌그러진 마음이 펴질때까지

적당한 거리에서 그들을 바라봅니다.동경의 시선으로 치환해보려 노력하면서요.


자동차처럼 찌그러진 마음을 펴는 공업사가 있으면 좋겠네요.


찌그러진 마음안고

잠을 청해봅니다.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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