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 Aug 05. 2022

아이들에게 기분 안 나쁘게 잔소리하는 방법

  독일의 여름방학은 한국의 여름방학보다 길다. 한국이었으면 아이들이 학원을 다녔겠지만 독일에서는 집에서 아이들과 모든 것을 함께 하고 있다. 아이들 학교 방학이 두 달이라 한 달은 학교 캠프를 보냈고 남은 한 달은 아이들과 잘 지내려고 노력 중이다.

  한국에 있을 때는 아이들이 방학을 해도 나는 출근을 해야 했기 때문에 늘 방학에 미안했다. 그래도 옆에서 사랑으로 아이들을 돌봐주시던 어머님이 계셔서 아이들의 방학을 안심하고 보낼 수 있었다.

  독일에 와서는 내가 그동안 아이들에게 해주지 못한 것들을 해줄 수 있는 온전한 시간이다. 사실 굉장히 고마운 시간이기도 하다. 그러나 고백하자면 세 끼를 해주며 운동도 시키고 공부도 시키고 중간 간식도 해주기가 쉽지는 않다. 좋은 엄마가 되는 길은 쉽지 않다.

  공부를 시키다가 화를 내기도 하고 같이 배드민턴을 치다가 힘들다고 그만하고 들어가자고 중간에 포기하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잔소리도 많이 한다. 내가 고쳐야 하는 부분이다.

  그러다가 잔소리를 기분 좋게 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했다. 독일어 선생님이 집에서 남편 또는 아이들에게 독일어로 하루에 10분씩 대화를 시도해보라고 했다. 남편은 바쁘니 나는 아이들에게 독일어로 하고 싶은 말을 하기로 했다. 그럼 어감이 모국어로 혼낼 때 보다 기분이 안 나쁘다. 그리고 나도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려고 하면 한 번 더 독일어로 말을 생각해야 하고 단어도 찾아봐야 한다. 시간이 걸린다. 내가 현지인처럼 리듬감 있게 유창하게 말을 못 하니 말을 하다가도 웃고 만다. 그럼 아이들도 덜 기분이 나쁘고 나의 독일어 실력도 늘고 일석이조다.

열심히 간식도 만들어 주고 있다.

  나는 독일에 와서 처음 맞이하는 여름방학이 두 달이라 당황했다. 아이들과 집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도 많이 했었다. 근데 아이들과 계속 있어보니 아이들은 그냥 엄마랑 아빠랑 함께 뭔가를 하는 것을 좋아하고 있었다.  나는 운동을 안 한지 오래라 아이들과 배드민턴 치는 건 쉽지 않은데 계속 같이 하잔다. 그래서 같이 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우선 시작했으니 방학 기간 동안은 해볼 생각이다.

  남은 방학을 그냥 아이들과 즐겁게 보내고 싶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