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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스타트업과 대화해 보고 느낀 한국 스타트업의 위기

차이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이번 주에 싱가포르 인공지능 스타트업 3개사의 대표와 대화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정말 초기 기업인데도 훌륭한 기업들이었습니다. 솔직히 한국의 스타트업이 인공지능 시대에 들어서며 너무나 뒤처지고 있는 것 같아 걱정하고 있었는데, 이들과 대화해보고 나니 정말 현실이구나 나는걸 깨달았습니다.


정말 죄송하지만, 제가 VC를 하며 수많은 한국 스타트업을 만나봤지만, 생각의 크기가 작습니다. 한국 창업 생태계가 작기 때문에, 그 안에서 활동하는 우리들의 사고는 한정되어 있겠죠 당연히.


이번 주에 만난 싱가포르 기업 3곳 모두 시드 라운드 투자로 10억 원 정도 받았다고 하네요. 한국에서 시드라운드로 10억? 쉽지 않죠. 하지만 외국에서는 이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생각하는 스케일 자체가 다릅니다. 자금 계획을 짤 때 우리보다 머릿속에 0 하나를 더 붙이고 생각합니다.


결국 달을 보고 쏘면 별이라도 따지 않습니까? 그러니 우리도 사고의 스케일을 키워야 합니다. 정말 정말 심각합니다.


싱가포르 창업자 분들은 그럼 어떻게 사고의 범위를 키울 수 있었을까요? 글로벌 대기업 출신 분들이 창업한 회사가 많습니다. 3명의 싱가포르 창업자 모두 Cisco, SalesForce 출신입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자금의 단위가 크고요. 사업의 범위도 크게 크게 생각합니다. 이제 막 Sales 팀을 구성하고 있다고 말하더군요. 그런데 이미 호주와 미국에 세일즈 팀이 있습니다. 글로벌은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이들에게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한국 인공지능의 발달이 이제 글로벌 진출은 필수가 되었죠. 해외 진출하는 비용이 0에 수렴합니다. 이제는 글로벌 마인드셋과 실행력, 자금력 싸움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취향 혹은 감각' 싸움입니다. 뭔 소리냐고요? (제가 한 말이 아니라, 실리콘밸리 전문가들이 한 말이니 믿어주세요)


결국 인공지능의 본질은, 내가 가지고 있는 차별점을 극대화시켜 주는 것입니다. 비슷한 결과물을 양산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만의 차별성이 없다면 대체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인공지능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은, 과장 조금 보태서, 유튜브 채널 하나 개설하는 것만큼 쉽습니다.

그 인공지능을 가지고 만들어 내는 결과물은, 창업자의 '취향'에 달려있습니다.


미학적인 감각이 있는 분들은 아티스틱한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나는 군더더기 없이, 심플한 걸 좋아한다? 그 성향이 인공지능 결과물에 다 반영이 될 겁니다. 그래서 유니크한 감각과 취향이 중요합니다. 일 하는 스타일, 지금까지 보고, 읽고, 느낀 것들, 내 경험 등이 결국 서비스의 차별점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무나 획일적인 삶을 살아왔죠. 그러니 인공지능을 통해 만들어 내는 결과물도 똑같습니다.


이제는 개발 난도가 낮아지니, 스타트업의 생존은 영업과 마케팅에 달려 있습니다. 최근 중국의 딥시크와 같이 인공지능 서비스가 화제죠? 기술력이 미친 듯이 뛰어날까요? 아니요. 이제 중국이 마케팅도 잘해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중국이 무섭습니다. 그저 빠르게 기술 카피해서 싸게 공급한다고 생각했던 중국이, 이제 감각적이고 글로벌로도 Hype를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을 탑재했습니다. 인공지능 시대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것이죠.


한국에선 안타깝게도, 글로벌 Hype는 고사하고, 외국인과 Zoom 미팅하며 가볍게 커피챗 할 수 있는 창업자도 많지 않습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한국은 우리 나름의 해결책을 찾아내겠지요.

그렇지만 이번엔 조금 걱정이 되긴 합니다.


아무튼 주말에 두서없이 적어본 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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