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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이 확정되었다는 것

by 해보름

내 영혼이 확정되었다는 것.

다른 곳을 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

다른 것을 구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그저 내가 속한 그 길을 순종하며 나아가면 된다는 것.


정해지지 않는 것에 대한 불안함.

남들은 다 있는데, 나만 없는 것 같을 때

정해진 짝도, 같이 할 누군가도, 나를 돌봐줄 누군가가 없다고 느낄 때

우린 쉽게 길을 잃고, 좌절하며, 황망함 속에 헤맨다.


어딘가에 속한다는 것은 안정감을 준다.

그래서 우리는 세상 속에서 자신의 집을 장만하고, 길을 찾고,

편안히 머물 수 있는 곳에 소속되고자 한다.

그 안에서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아도 되는 곳, 더 이상 구하지 않아도 되는 곳.

그제야 우리는 비로소 깊은 곳에서부터 안정감을 느끼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힘을 얻는다.


소속된 곳이 없는 자는 여기저기 배회하며,

자신이 속한 곳을 찾느라 해야 할 일에 온 마음을 쏟지 못한다.


집을 구하기 위해 배회한 적이 있는가?

아이의 입학이 코앞인데 우리 아이만 학교가 정해지지 않았을 때의 불안감,

남들은 다 직장을 갖는데 나만 갖지 못했을 때의 불안정함,

화목한 가정을 나만 이루지 못했을 때의 외로움과 소외감.


내 영혼이 확정되었다는 것

이 모든 현세의 불안을 넘어서는 영적인 만족을 의미한다.

내가 어디서 왔고, 왜 왔고, 무엇을 위해 왔는지, 무엇을 구해야 하는지 모를 때의 막막함.

물질적으로는 채워졌어도, 영혼의 길을 찾지 못하면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처럼 허할 뿐이다.


그러나 이제 나는 안다.

나는 하나님께 선택된 자이며,

나의 영혼이 주님의 전에 확정되었다는 것을.

말로 다 할 수 없는 평안과 안정감이 나를 감싼다.


이제 나는 내 머리를 쓸 필요가 없다.

하나님께서 보여주시는 길을 따라,

그분의 음성에 귀 기울이며 순종하면 된다.


“어둠이 깊어질 때에, 하나님은 ‘한 사람’의 믿음을 통해 새 일을 시작하신다.” (왕하 21:3-6,9)

내 영혼이 확정된다는 것 (1).jpg


내가 하나님을 찾았고, 하나님은 나의 기도에 응답하셨다.

하나님으로부터 많은 이들이 부름을 받지만, 그 부름에 진심으로 응답하는 자는 많지 않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택하시고, 우리가 그분을 선택할 때 완전해진다.

그때 비로소 완전한 관계가 성립된다.


하나님의 응답에 “예”라고 고백하고, 순종하기로 결단하는 순간,

이미 나의 영혼은 그분에 의해 확정되었다

그 믿음은 내가 바라기만 하던 것들을 이룰 수 있는 힘이 된다.

그 힘으로 나는 전에 없는 강인함을 얻고, 머물렀던 자리에서 행동으로 나아간다.


“너희가 전에는 어둠이더니, 이제는 주 안에서 빛이라. 이제는 빛의 자녀들처럼 행하라.” (에베소서 5장 8절)


이제 나는 나의 힘으로 서지 않는다.

내 안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힘으로 선다.

그분의 자녀로서, 세상의 어떤 권세보다 강한 존재로 서 있다.


그 힘으로 나는 오늘도 새롭게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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