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양지에서 읽기 너무 힘들었다. 나에게 도전이었고 시련이었던 이번 독서모임 선정 책 [시련]
연극 무대를 위한 대본집의 형식이라 읽기가 생소했고 등장인물들이 많이 나와서 이름들이 헷갈렸다. 내가 해외에서의 휴가라는 비일상적인 상황에서 독서를 했기 때문에 집중하기가 어려웠고 읽다 다시 앞 쪽으로 돌아가 이름을 확인해야 했다.
읽는 내내 재미도 없고 답답하고 화가 났고 무력감을 느꼈다. <마녀사냥>이라는 말은 비유적인 표현으로 많이 들어봤지만 역사적 배경지식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더욱 흥미가 없지 않았나 싶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마녀사냥에 대한 짧은 영상들을 찾아보았다. 정말 인간본성의 악랄하고 추악한 면은 어디까지인지 집단광기가 얼마나 위험하고 무서운 것인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 그런 무시무시한 시대에 태어나지 않아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고전이 현대사회에까지도 통하는 이유는 인간본성이 예나 지금이나 그다지 현격하게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생각과 시대와 상황이 다를 뿐 집단이 개인에게 행하는 악랄한 마녀사냥은 지금 이 시대에도 엄연히 존재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기억에 남는 장면
억울하게 마녀로 몰려 사형당할 위기에 처한 아내를 위해 자신의 치부인 하녀와의 불륜사실을 법정에 있는 판사과 마을사람들에게 자백한 남편
그 사실을 모르는 아내는 남편의 명예를 지켜주기 위해 남편은 불륜한 사실이 없다고 거짓으로 증언한다.
난 이미 내 죄를 다 말했어. 엘리자베스!!
오 하나님...
상황은 더욱 꼬여만 가고 안타까운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역시 독서모임의 꽃은 토론이다. 읽는 내내 시간에 쫓기고 흥미도 없고 집중도 안 되어 즐겁지 않았던 마음이었는데 같은 책을 읽고 2주 만에 만난 우리 독서모임 멤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너무나도 재미있었다! 내가 읽기 힘들어했던 부분을 흥미롭게 느낀 분도 계셨고 납득하기 어려웠던 부분을 깊게 이해하고 설명해 주신 분들이 계셔서 궁금증이 해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