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잡담
나뭇가지 사이로 바람이 오고간다. 나무를 건드린다기 보다는 나무를 통과하는 느낌을 받았다. 바람이 나와 나무 사이를 오가며 상상의 문턱을 넘어서게 하는 시간을 전달 해준다.
바람은 무딘 칼날로 투박하게, 때로는 날카롭게 나의 잡념을 깨트려 주기도 하고 뾰족한 감정들을 다듬어주기도 한다.
바람이 많이 부는 어느 날, 오고가며 자주 마주친 나무를 통해 나의 생각 부스러기들이 날아가 버렸다.
하나의 덩어리같던 나무, 자세히 바라보니 수많은 가지들 사이로 바람이 통과하고 있었다. 생각의 소음들도 바람을 타고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
바람따라 모양이 생겨나듯, 나도 조금씩 세상과 어우러져 조화를 이뤄나갈 수 있을까.
바람은 무언가에 영향을 주며 그 존재를 드러내는데, 나라는 존재는 어떻게 슬그머니 드러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