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잡담
완성되지 않은 동그라미들 위로 나의 발자국을 얹혀보았다.
동백꽃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한 어느 수목원에서 나는 동심원을 발견하였다. 나무 주변을 감 싸도는 꽃잎들이 연결고리처럼 둥근 발걸음 형상을 띄고 있었다. 그것들은 호수 위에 무언가가 떨어졌을 때 퍼져가는 동심원처럼 나의 감은 두 눈 위로 끊임없이 동그라미를 그려가고 있었다.
지속된 잔상에 어지러움이 느껴질 정도였다.
꽃잎이 만들어낸 동심원은 나에게 끝이 나지 않는 동그라미로 파문을 열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