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엄마가 나에게 물려준 자산 1가지

by 박가을



고등학생 때부터 서점에서 책 보며

친구 약속을 기다리곤 했다.


용돈이 부족해도 책 사는 일만큼은

아깝지 않았다.


문제나 고민이 생기면 일단 책부터 찾았다.

‘자식이 책을 읽으면

부모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라는

말을 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엄마는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덕분에 독서의 가치가

내 안에 자연스럽게 각인되었다.


다음은 독서와 관련된 어린 시절 기억들이다.


첫째, 매일 밤 잠들기 전 엄마는

나랑 동생에게 책을 읽어주셨다.

책이 재밌으면 혼자 밤늦게까지 읽다가

잠들었다.


둘째, 엄마가 나랑 동생을 데리고

‘동화 읽는 모임’에서 활동하셨다.

거기서 또래 친구들이랑 같이 책을 읽었다.

책과 관련된 행사에도 참여했다.


셋째, 주말마다 도서관을 갔다.

도서관 가는 날은 즐거웠다.

도서관 근처에 있는 산에서 뛰어놀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책 읽고 놀았던 추억을 떠올리면

지금도 행복하다.


넷째, 시간이 한참 흘러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하는 일이 있다.

평소에 돈이 없다고 소비를 절제하시던 엄마가

책 살 때는 지갑에서 지폐를 쑥쑥 꺼내셨다.



독서는 나를 바꿨다.

9년 동안 매일 독서했다.


9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완전히

다른 존재가 되었음을 느꼈다.


책이 시키는 대로 따랐더니

인생은 점점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갔다.


책이라는 렌즈를 끼는 순간,

시야는 넓어지고 세상은 더욱 깊어진다.

책은 인생의 여정에서 절대 없어서는 안 될,

강력한 무기다.


책을 읽으면 인생이 달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뇌와 관련이 있다.


독서는 뇌의 회로를 새롭게 만든다.


뇌의 신경세포인 뉴런은 전기 신호를 전달한다.

즉 뇌와 신경계에서 정보를 주고받는 세포이다.


뉴런과 뉴런 사이에는 작은 틈이 있다.

이를 시냅스라고 부른다.


시냅스는 뉴런과 뉴런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


연결된 뉴런 수와 시냅스가 많을수록

학습, 기억, 감정, 운동 능력이 발달한다.


새로운 지식으로 뇌에 자극을 주면

시냅스 연결 강화와 새로운 시냅스 생성이 유도된다.


그 결과 뇌의 전두전야(이마 바로 뒤에 있는 영역)를

포함한 일부 뇌 영역에서 기능적 변화가 나타난다.


소설가 오에 겐자부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책으로 인해 나의 인생의 방향이 정해졌다는 걸

인생의 끝자락에서 절실히 깨닫고 있다.

지속해서 책을 읽어나가면

저절로 소중한 무언가가 될 작품이 다가온다.

그건 정말 신기할 정도다. ”


독서는 인생에 씨앗을 심는 일과 같다.


할아버지 댁 마당에 심은 오이와 토마토가

제법 잘 자랐다.


엄마는 뿌듯해하시며 열매를 한 움큼 따셨다.

씨앗을 심지 않았더라면

열매를 맛보지 못했을 것이다.


독서라는 씨앗도 언젠가 커다란 행복으로

무르익지 않을까.


좋은 책을 읽는 일은

좋은 사람을 만나는 일과 비슷하다.


좋은 사람을 만나는 일은

좋은 책을 읽는 일과 닮았다.


좋은 책과 좋은 사람은 한 사람의 인생을

궁극적으로 변화시키는 강력한 요소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결국 빛나는 사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