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운전을 배워본 적이 없다

레이서 아빠가 면허 없는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우리나라 신차 판매 시장은 호황을 누렸습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오던 시기에도 국산차 및 수입차 대부분의 브랜드는 판매 성장세를 이어나갔죠. 길거리에 좋은 자동차는 늘어났지만, 운전자들은 여전히 좋은 운전이란 무엇인지 깊게 고민하지 않습니다.


어릴 적부터 보고 자란 우리의 운전 문화는 아직 풋사과만큼이나 익지 않은 것들이고, 면허 학원에서도 합격을 위한 테크닉을 알려줄 뿐 센스 있는 운전 문화를 알려준 적이 없으니까요. 운전 경력 몇 년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잘못된 문화를 오래 익힌 운전자는 오히려 위험한 존재이기도 하죠.


전동 킥보드 사고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일은 모두 기억하실 겁니다. 사용자들의 라이딩 문화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해 여러 규제가 도입되기도 했죠. 올바른 사용 방법은 고민하지 않고 공급 물량이 빨라질 때 일어나는 문제일 겁니다.


하지만 우리의 자동차 운전 문화도 그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시동 걸고 차를 원하는 곳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고 운전의 습득이 끝난 건 아닙니다. 생각하는 운전, 예측하는 운전, 서로가 기분 좋게 도로를 공유하는 경험이 대다수 사람들의 운전에 깃들어야 비로소 문화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으니까요. 운전이 편한 나라와 불편한 나라는 무엇이 다는 걸까요? 상대방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우리 딸은 일곱 살이 되었습니다. 운전면허를 취득하려면 아직 10년 넘게 시간이 있지만, 좋은 운전 문화를 지금부터 아이에게 보여줘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문화라는 건 하루아침에 배우는 게 아니라, 오랜 나날들 속에서 살며시 스며들어가는 것이니까요.


면허를 따기 전부터 운전 문화는 습득할 수 있습니다. 아니, 그래야만 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차를 물려주는 것보다, 좋은 운전 문화를 물려주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시는 분들은 앞으로 올릴 다음 이야기를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