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기도 저렇기도 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않는 순간
내가 굳게 믿고 있는 것들은,
투명해 보이는 왜곡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계속해서 들여다보기를 원하면서도,
똑바로 바라보는 것은 두려워하기 때문이겠지.
부딪히고 꺾인 후에 내 눈 앞에 놓인 왜곡들은
사실 본래의 모습보다도 까칠하고 못난 것들일 때가 많았다.
작은 고통을 피하기 위해 큰 고통을 마주하는 이 어리석음이 참 어리석어.
순간에도 수십 개의 단서들을 기록하는 마음을 갖고도 ‘모른다’ 대답 하며,
이미 충분히 알고 있음을 온몸으로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