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말을 아낀다는 건 더 나은 말의 기다림

잘 조리해서 상대에게 필요한 적정 온도가 되었을 때 꺼내는 말들

by 생각잡스 유진

말은 음식과 같다.

제때 꺼내지 않으면 식고,
덜 익힌 채 내놓으면 탈이 난다.

너무 뜨거우면 데이고, 차가우면 감각마저 얼려버린다.


말은 요리다. 조리다.

마음속에서 한 번 끓이고, 생각에서 한 번 식히고,
그제야 입으로 천천히 끌어올린다.

꺼내는게 아니라 정성스럽게 내어놓는다.


상대의 기분, 상황, 그리고 내가 왜 이 말을 하고 싶은지
그 모든 것을 끓고 식히는 과정 속에서 되묻는다.


이 말은 지금 내어놓아도 괜찮은지,
이 말이 지금 필요한 말인지.

급하게 꺼낸 말이 상처가 되는 걸 여러 번 겪고 나서야

조리된 말을 적정온도에 내어놓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거기에 덧붙여

온도는 내가 아니라, ‘상대’에게 맞춰 내어놓는다.


말은 잘 조리해서,
상대에게 필요한 적정 온도가 되었을 때
신중하게 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런 말은 따뜻한 국물처럼,
때로는 속을 풀어주고,
위로가 된다.


말을 아낀다는 건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말을 기다리는 것이다.

상대에게 적당한 온도가 되었을 때까지.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