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작가의 후기 - Farewell to Maya
내가 마야를 처음 만난 것이 대략 중2 정도 되었던 것 같다.
햇수로 41년 정도 지났나보다. 그 이후로 난 마야를 오랫동안 품고 살았다.
난 마야를 그리워했으나 쉽게 불러내지 못했다.
내 안의 이 소녀랑 깊이 있는 대화를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내 안의 마야가 부끄러웠을까? 아니면 아직도 성장하지 못한 내가 부끄러웠을까?
어쨌든 난 이제 내가 마야를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꼭꼭 숨겨만 두었던 마야를 이제 당당하게 세상에 내 놓음으로써
나도 이제 당당하게 세상에 걸어나가려 한다.
마야도 나도 이제 자유를 찾아야 한다. 둘이 서로 끌어안고만 있으면 안되는 것이었다.
10대 마야는 60대 마야로 10대 김문식은 50대 김문식으로 살아가야 한다.
이것으로 나를 찾는 0번째 여행을 끝맺으려 한다.
Farewell ! Maya!
마야는 내가 ‘여학생’잡지에 근무하면서 알게 된 한 소녀다. 평범한 가정의 중학생이지만, 그애가 하는 이야길 듣고 있으면 종달새 생각이 났다. 이 아름다운 종달새 소리를 글로 옮겨 적는 것은 기자로서의 내 직무이기도 했지만, 내 자신을 위해서라도 즐거운 작업이었다.
이것은 만 2년간 ‘여학생’에 연재되었고, 그 동안 나는 마야와 친구가 되고 싶어하는 숱한 꼬마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의 노래소리도 이 속에 포함되었다. 결국 이 이야기는 마야만의 노래가 아닌 많은 소녀들의 합창이 되었다. 동시에 그것은 내 소녀시절을 되찾는 재미이기도 했다.
어쨌든 이것을 적으면서 나는 참 즐거웠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아름다운 한 때, 그 한 때를 새로이 사는 기분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단순히 편집부 기자로서의 직무를 떠나, 내 소녀시절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을 가지고 원고지를 대하게 되었던 것이다.
사실 그들의 그 영롱한 노래소리는 있는 그대로 옮겨 놓기만 해도 한 편의 아름다운 소설이 되는 게 아닐까. 그러나 지금 이것이 한 권의 책으로 묶여 나오게 되니 새삼 걱정스러운 마음 가득하다. 그들의 맑고 아름다운 노래를 내가 제대로 옮겨놨는지 미심쩍기 때문이다.
그저 한 가지 바라는 것은, 내가 들은 종달새의 노래소리를 그들이 자신의 귀로 다시 들을 수 있다면, 또한 그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노래인가를 그들이 깨닫게 된다면, 그리하여 그 메아리가 수많은 마야의 친구들에게 전해진다면 하는 것이다.
1977년 5월 김민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