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과 쌀로 연천의 이름을 다시 쓸 시간입니다

by 김정겸

대한민국 북쪽 끝자락, 농경의 뿌리가 깊은 우리 땅 연천을 바라봅니다. 이곳에서 나고 자라는 콩과 쌀, 그리고 율무는 그 품질만으로도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보물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연천’이라는 이름은 그 명성만큼 빛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우리는 여전히 스쳐 지나가는 이름에 머물러 있는 것일까요. 이것은 단순한 아쉬움이 아닌, 우리 지역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던져야 할 치열한 질문입니다. 늦게 깨어난 자존심을 곧추세우고, 지금이 아니면 영영 놓칠지 모를 기회를 잡기 위해 펜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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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화천의 끈기


이웃한 화천군을 봅시다. 그들은 오뚜기와 함께 무려 2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토마토 축제를 이어오며 지역 브랜드를 창조해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었습니다. 토마토 하나로 화천이라는 지역 전체를 기억하게 만든, 치밀하고도 끈기 있는 전략적 승리였습니다. 사람들은 단순히 토마토를 맛보러 간 것이 아니라 화천이라는 공간을 경험하러 갔고, 결국 토마토는 화천의 얼굴이 되었습니다. 반면 우리 연천은 어떻습니까. 콩과 쌀이라는, 토마토보다 더 본질적이고 보석 같은 자산을 쥐고도 우리는 기억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뼈아픈 지적이지만, 솔직해져야 합니다. 그동안 우리가 이토록 훌륭한 자원을 방치했던 것은 명백한 게으름이자 무관심이었으며, 품질만 좋으면 알아서 팔릴 것이라는 자만이었습니다. ‘언젠가’라는 막연한 기대 속에 안주하는 동안, 기회는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기업과의 상생으로 그리는 연천의 청사진


이제는 선제적으로 움직여야 할 때입니다. 막연한 홍보가 아닌,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협업이 필요합니다. 저는 풀무원과 연천 콩의 만남을 제안합니다. 현대 식문화의 트렌드인 식물성 단백질, 비건 식품, 고단백 건강식을 개발하여 연천 콩의 가치를 재정의해야 합니다. 또한 CJ와의 협업을 통해 연천 쌀을 활용한 프리미엄 즉석밥, 쌀과자, 쌀맥주 등 다양한 한식 기반 제품을 세상에 내놓아야 합니다. 이를 중심으로 ‘연천 한식 페스티벌’을 개최해야 합니다. 이것은 단순한 지역 장터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기업과 농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농산물 축제, 제품 시연과 농부와의 대화가 어우러지는 스토리텔링의 장이 되어야 합니다. 소비자가 연천의 흙과 농부의 땀을 이해할 때, 비로소 연천은 하나의 브랜드로서 그들의 마음속에 깊이 뿌리내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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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은 그냥 콩이 아닙니다. 우리 연천의 희망입니다. 쌀은 단순한 곡식이 아닙니다. 우리가 지켜야 할 자존심입니다. 율무 또한 연천의 건강한 미래를 담보하는 귀한 자산입니다. 비록 우리는 조금 늦게 깨어났을지 모르나, 그 깨달음의 깊이만큼 가장 강하게 일어날 것입니다. 이 기획은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꺼져가는 연천의 브랜드를 되살릴 불씨입니다. 그 불씨가 거대한 횃불이 되어 타오를 수 있도록, 지금 바로 여기서 시작합시다. 연천의 이름을 콩과 쌀과 율무 위에 자랑스럽게 새겨 넣을 시간은 바로 지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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