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한자어풀이

밀정(feat.  혼숙)

밀정 密偵

비밀스럽게 뭔가를 엿보거나 살피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이 때 偵은 염탐할 정 자로 많이들 들어본 한자어로는

偵探(정탐) 探偵(탐정) 偵察(정찰)이 있습니다.

밀정이라는 단어는 일제 시대에 주로 쓰였던 단어인 것으로 보이고 현재에 와서는 국가보안법, 반공법 등의 제정으로 인하여 간첩(間諜)이라는 단어가 주로 쓰인 것 같습니다.

이 때 첩 자도 염탐하다는 의미입니다.  좀 더 살펴 보니  간첩은 간자(間者)와 첩자(諜者)를 아울러 이르는 말로, 간자는 이간(離間)질, 즉 적진의 내부 와해, 분란을 발생하게 하는 일을 일컫는 말이며, 첩자는 정보 수집을 일컫는 말이라고 하네요.  

이 첩 자가 들어가는 단어가 諜報(첩보), 防諜(방첩),  諜者(첩자) 등이 있습니다.  

밀정 이전에는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서 많이 등장하는 세작(細作)이라는 말이 통용되었습니다.  다만 細作이 어떻게 염탐하다 라는 조어가 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작'이라는 글자가 참새 작雀 자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니었군요..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214/0001367756?sid=102

오랜만에 시사한자어 풀이를 올리는 마당에 요사이 문해력과 관련하여 이슈가 되고 있는 혼숙(混宿)이라는 단어도 올려 봅니다.

이 단어에 대해서 혼술, 혼밥처럼 '혼자 숙박'하는 의미가 아니냐 라면서 왜 모텔 안내 문구에 줄임말을 쓰느냐 라고 컴플레인 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하는데, 한글세대에서는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混 자는 섞을 혼 자로 혼탁, 혼합 등등 많이 쓰이는 단어입니다. 이 때의 혼은 남여를 같이 들인다는 의미겠네요..

참고로 위 혼숙이라는 단어는 청소년보호법에도 있는 단어입니다. 그러니 호텔이나 모텔 등에 안내 문구로 기재되어 있겠지요..

제30조(청소년유해행위의 금지) 누구든지 청소년에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8. 청소년을 남녀 혼숙하게 하는 등 풍기를 문란하게 하는 영업행위를 하거나 이를 목적으로 장소를 제공하는 행위

참고로 이 때 청소년의 의미는 꼭 쌍방이 아니라 일방의 경우에도 포함되는 것입니다.

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도5980 판결

청소년보호법 제26조의2 제8호는 누구든지 "청소년에 대하여 이성혼숙을 하게 하는 등 풍기를 문란하게 하는 영업행위를 하거나 그를 목적으로 장소를 제공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법률의 입법 취지가 청소년을 각종 유해행위로부터 보호함으로써 청소년이 건전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인 점 등을 감안하면, 위 법문이 규정하는 '이성혼숙'은 남녀 중 일방이 청소년이면 족하고, 반드시 남녀 쌍방이 청소년임을 요하는 것은 아니다.

인스타에 여유롭게 신라호텔에서 홀로 '혼숙'했다고 쓰는 분들이 없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