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재의 별 보러 가자
별 보러 가자 - 적재
찬 바람이 조금씩 불어오면은
밤하늘이 반짝이더라
긴 하루를 보내고 집에 들어가는 길에
네 생각이 문득 나더라
어디야 지금 뭐 해
나랑 별 보러 가지 않을래
너희 집 앞으로 잠깐 나올래
가볍게 겉옷 하나 걸치고서 나오면 돼
너무 멀리 가지 않을게
그렇지만 네 손을 꼭 잡을래
멋진 별자리 이름은 모르지만
나와 같이 가줄래
찬 바람이 조금씩 불어오면은
네 생각이 난 그렇게 나더라
긴 하루 끝 고요해진 밤거리를 걷다
밤하늘이 너무 좋더라
어디야 지금 뭐해
나랑 별 보러 가지 않을래
어디든 좋으니 나와 가줄래
네게 하고 싶었던 말이 너무도 많지만
너무 서두르지 않을게
그치만 네 손을 꼭 잡을래
멋진 별자리 이름은 모르지만
나와 같이 가줄래
너와 나의 걸음이
향해 가는 그곳이
어디 일진 모르겠지만
혼자였던 밤하늘
너와 함께 걸으면 그거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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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재의 ‘별 보러 가자’를 들을 때마다 떠오르는 밤이 있다.
너무 소중해서 함부로, 자주 꺼내보지 않는 맘 속 깊이 고이 간직한 시간들.
친구 몇몇과 네팔로 여행을 떠났던 적이 있다.
그때의 우리는 하나같이 불안정했고, 나름의 고민과 상처를 품고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현실로부터의 도피이기도 했고, 누군가에게는 치유의 시간이기도 했다. 불안한 미래에 잠을 뒤척이던 친구도, 단순히 복잡한 머리를 식히기 위해 떠나온 친구도 있었고, 땅으로 곤두박질치는 자존감에 자아를 실현하고픈 친구도 있었다.
수도인 카트만두에서 차로 여덟 시간 정도 떨어진 ‘날랑’이라는 산속 마을엔 매일 밤 정해진 시간에 정전이 된다. 주로 저녁을 먹을 때 정전이 되고는 했는데, 불이 '탁' 소리와 함께 나가면 조용히 누군가 성냥을 꺼내 식탁 위 초에 불을 붙인다. 흔들리는 촛불 위로 서로의 그림자가 커다랗게 비치고 바람에 바스락대는 나뭇잎 소리와 매미인지 귀뚜라미인지 모를 곤충 소리가 유독 크게 들렸다. 왠지 숨죽여야만 할 것 같은 어둠 속에서 소곤대며 이야기를 마무리 짓고 식사를 끝내고 나면 숙소 뒷마당으로 하나 둘 모여들었다.
잔디 위에 걸터앉기도 하고 낮은 돌담 위에 눕기도 하고, 각자 편한 자세로 하늘을 가득 채운 반짝이는 별들을 한없이 바라보곤 했다. 머리 위로 쏟아질 것 같은 은하수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면 몇 분에 한번 꼴로 별똥별을 목격할 수 있는데 그건 마치 마음속으로 떨어지는 별 사탕 같이 달콤해서 계속해서 보고 싶은 광경이었다. 몇 시간이고 이 정전이 지속되기를 바랐다. 모든 불이 꺼져야만 시작되는 별의 무대는 항상 짧게만 느껴졌다.
때로는 진솔한 속마음을 야기하기도 했고, 때로는 실없는 농담을 늘어놓기도 했다. 때로는 어디선가 들어본 멜로디를 흥얼거렸고, 때로는 아무런 말없이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 손끝에 닿는 바람의 촉감까지도 완벽한 밤들이었다.
지금도 그때의 시간들을 떠올리면 가슴 한편이 아릿하다. 불안정했던 우리들의 어린 날이 흔들리던 촛불과 겹쳐 떠오르며, 온전치 못해 아름다울 수 있었던 나날들에 대해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