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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함

이노우에 신파치 <꾸준함의 기술>

by 다인

꾸준히 하고 싶다. 그런데 어떤 날은 기분이 좋지 않아서, 또 어떤 날은 예기지 못한 일이 생긴다. 할 일을 미루고 싶지 않아도, 꾸준함은 늘 어렵다.



가장 잘 지켜지지 않는 건 ‘독서’다. 해야 된다는 걸 알면서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서도 잘 되지 않는다. 책 읽을 환경은 나름대로 갖춰 두었다. 폰과 태블릿에 밀리의 서재를 깔아 두고, 화장실에도 얇은 책을 두었다. 읽고 싶은 책은 바로 구매해 놓는 편이다. 환경은 꾸준히 조성하면서 정작 읽는 건 꾸준하지 않다.



솔직히 말하면, 쓰는 것만큼 즐겁지가 않다. 독서를 정말 좋아하는 건 아닌지도 모르겠다. 특정 작가나 좋아하는 부류의 책을 읽는 건 좋은데 그 외는 잘 모르겠다.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일까. 독서의 의미나 목적을 재정비해야 할 것만 같다.



독서를 ‘잘’하고 싶은 영역이 아닌 것일까?

읽어도 그다지 티가 나지 않아서일까?

집중이 잘 안 되어서일까?

재미없는 책을 읽어서일까?



쓰는 것도 읽고 사유하는 과정에서 나오기 마련인데, 요즘 쓰는 것에 대한 인풋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지금 독서의 필요성, 꾸준함이 중요하다고 느껴서 이 글을 쓰는 것이다. 느꼈으면 하면 되는데 피곤하고 졸리다는 핑계로 책을 읽지 못하고 있다.



보통 독서를 밤에 하는 편이다. 아침과 오전 시간엔 정말 중요한 일을 해두고 싶기 때문이다. 사주 공부, 글쓰기, 상담받을 사주를 두고 무엇이 고민일지 깊이 생각하는 시간 등. 이런 것들이 독서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에 점차 하루 일정에서 뒤로 밀린다.



또 다른 이유는 시간에 대한 강박도 있다. 몇 시부터 몇 시까지는 이걸 해야 하는데, 벌써 그 시간이 되었다면 다른 걸 할 겨를이 없다. 특히 이건 늦잠을 잘 때 해당된다. 보통 6시에 일어나는데 오늘은 7시에 눈을 떴다. 그렇게 늦은 시간은 아니지만 역시 책 읽을 여유는 사라진 것이다.



요즘 읽고 있는 책 <꾸준함의 기술>에서는 저자가 ‘시간’에 대한 강박은 없고 오로지 ‘한다’에만 집중한다. 작가는 긴 시간이 아니라 짧은 시간이라도 ‘한다’를 강조한다. 어쩌다 한번 길게 하는 게 아니라, 단 5분이라도 매일 하는 게 습관을 만들 수 있다고 말이다.



5분 하면 뭔가 한 것 같지 않은 느낌인데 이걸 했다고 여길 수 있을까.

나 자신을 속이는 것 같아 찜찜한 기분이 드는데 내가 이걸 넘어갈 수 있을까.

차라리 5분이 아니라 10분으로 늘려볼까. 아니면 일단 해보고 생각할까.



생각이 길어지니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5분 할지 10분 할지, 했다고 느끼는 건지 찜찜하다고 생각할 바에 그 시간에 하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평소엔 생각을 많이 하지 않으면서도 이럴 땐 꼭 생각이 많다.

그다지 하고 싶지 않은 일에는 이토록 생각이라는 핑계를 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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