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가 어떤 정신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마음이 시도 때도 없이 왔다 갔다 불안정하다.
한곳에 집중하고 있어도, 이내 다른 데 정신을 팔고 있다.
본분을 알고 있으면서도 다른 곳에 한눈을 팔다가,
이내 현실을 자각하고 원래 자리로 돌아온다.
문제는, 내 길이 아닌 걸 알면서도 갈망에 대한 마음을 다 소진하고 나서야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어제야 비로소, 붙들고 있던 마음 끈의 힘을 조금씩 풀고 있다.
여전히 ‘그렇게 확신할 수 있어?’ 생각이 남아 있지만,
언젠가 이 생각조차도 사치라고 여길 수 있는 때가 오겠지.
언제부턴가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아서는 안 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솔직히 또래에 비해 너무 늦게 알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이다.
감사하게도 나는 종종 좋아하는 일을 하려고 노력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매번 그 ‘하고 싶었던 일’이 ‘지금 하고 싶은 일’로 유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 틈을 타 나태함과 슬럼프가 끼어들어 방해공작을 벌였다.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 탓에, 다른 관심사에 한눈을 팔며 에너지를 다 쓰고 나서야 ‘그래, 여기가 원래 내 자리지’하면서 돌아온다.
명리 공부가 그렇고 글쓰기가 그랬다.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이라고 자부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어찌 될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불안으로 변모했다.
뭐라도 해야 불안을 잠재울 수 있기에 비현실성에 눈길을 돌렸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부지런히 가방에 노트북을 넣고 집 밖을 나와
현실을 열심히 살아내는 사람들 곁에서 일하는 것이다.
오늘도 워크라운지가 있는 스터디카페에 이른 시간부터 와 있다.
방학이라 그런지 학생들이 일찍부터 책상에 앉아 공부하고 있다.
나도 오늘 보낼 간명지를 작성하며 할 일을 해야겠다.
부족한 현실성을 이렇게라도 붙잡아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