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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비

2026년을 준비하는 마음

by 다인

벌써부터 내년의 기운이 심상치 않다. 갑자기 뜬금없이 이런저런 제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처음엔 솔깃했지만, 이내 정해둔 방향성과 맞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거절 의사를 밝혔다. 다만 한 번 흔들린 마음은 이전의 평온으로 돌아가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수락하지 않은 제안으로 인해 혹시나 불이익이 생기진 않을지, 내가 놓치고 있는 건 없을지 여러 생각이 드는 것이다. 황당한 건 같이 사는 안방 남자도 일 관련해서 새로운 제안을 한다는 점이다. 나는 그이에게 다시는 그런 얘기 꺼내지 말라고 단단히 못을 박았다.


변화무쌍한 세상 속에서 중심을 잡기란 쉽지 않다. 이런 흐름이 올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아직 시작되지 않은 2026년의 기운으로 인해 기대보다는 불안이 앞선다. 해왔던 대로 조용히 내 길을 가면 된다고 마음을 추스르면서도 이 마음이 또 흔들릴까 두렵다.


명리학 공부를 시작한 뒤로 스스로에 대한 반성으로 점철된 나날이 많았다. 내 사주의 약점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막상 문제가 닥치면 본능적으로 기존의 해왔던 나쁜 방식으로 처리하려고 한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 바꿔 쓰는 거라는데 사주 공부를 하면 그 말이 잘 들어맞는다. 사람이 변한다는 건 그 사람 자체가 변하는 게 아니라 변한 운에 따른 환경에 적응한 것일 뿐이다. 좋은 시기를 만나면 사주의 약점이 옅어지고 운이 아주 좋으면 단점이 재능으로 주목받기도 한다. 반대로 좋지 않은 시기를 만나면 약점이 인생의 문제점으로 발현되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널 수도 있다. 어찌 됐든 시기가 변하는 거지, 나 자체가 변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내년엔 지금보다 활동 반경을 크게 줄일 예정이다. 원래도 넓지 않지만, 가족과 소수의 지인들하고만 만나며 지낼 것 같다. 사실 내년 대비책으로 올해부터 사교활동을 미리 줄여놓았다. 의미 없는 자리와 만남은 아예 하지 않고 있다. 가끔 섭섭하다는 말이 들리기는 하나 만나지 않음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내 삶에 집중하여 예상했던 것보다 무탈하게 보냈다. 연습은 해둔 셈이니 내년에도 지금껏 해오던 것처럼 명리 연구와 사주 상담, 글쓰기를 지속해 나갈 것이다. 불필요한 잡음은 걷어내고, 마음의 소리에만 집중하면 된다. 그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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