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고쳐쓸 수 없어 | EP.01
우리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습관도,
말투도,
반응의 모양도.
오랜 시간 마음에 새겨진 문법은
마치 오래된 흉터처럼 쉬이 지워지지 않는다.
그래서 종종 ‘변화’와 ‘흥내’를 헷갈린다.
잠시 다른 행동을 한다고 달라진 것 같아 보이지만
그건 그저 표정을 잠깐 바꾼 것뿐이다.
진짜 변화는 겉모습이 아니라
생각의 방향을 고요히 돌려놓는 일이다.
그 길 끝에서야 비로소
'달라졌다'라고 말할 수 있다.
ㅡ
우리가 진짜로 달라질 수 있는 건,
‘본질을 바꿀 때’가 아니라
‘본질을 다르게 바라볼 때’다.
예전엔 상처로만 보였던 일이
시간이 지나 다시 읽히면
그게 오히려 나를 단단하게 만든 한 줄이 되기도 한다.
한때는 무심하다고 여겼던 사람이
나를 조용히 지켜주던 사람이었다는 걸
뒤늦게 알아차릴 때처럼.
그건 그가 변한 게 아니라
내 시선의 각도가 달라진 것이다.
우리는 쉽게 고쳐 쓰이지 않지만
서로를 바라보는 마음의 창은,
언제든 새로워질 수 있다.
그게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ㅡ
삶은 결국 ‘다시 읽는 연습’이다.
어제는 미움이었던 마음이
오늘은 이해로
내일은 감사로 바뀔 수도 있다.
우리는 그렇게
조금씩 자기 마음을 되짚으며 살아간다.
지워지지 않아도 괜찮다.
다시 읽을 수 있다면
그건 이미 마음이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니까.
ㅡ
“변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는 말이 아니다.
그 말은
변화를 억지로 만들 필요는 없다는 뜻에 가깝다.
우리가 애써 꾸미거나
의도적으로 성격을 바꾸려 할 때
불편함과 어색함이 찾아오는 이유는,
‘본질이 아니라 겉만 바꾸려 하기 때문’이다.
진짜 변화는 힘을 주지 않아도
마음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을 때,
아주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일어난다.
그리고 나면
마음이 자연스럽게 읽히는 대로
그 흐름만 따라가면 된다.
우리는 고쳐 쓸 수 없지만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
그건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살아 있는 존재로서의 자연스러운 리듬이다.
ㅡ
불변 속의 변화.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천천히 ‘방향’을 바꿔가는 과정.
오래된 나무가 뿌리는 그대로지만
계절마다 잎을 새로 내듯이,
본질은 그대로인데
마음은 계속 달라진다.
그건 억지로
‘다른 사람이 되려는 일’이 아니라
‘조금 다른 나’로 서는 일이다.
어제보다 조금 더 다정해진 마음,
그게 우리가 살아 있다는
가장 조용한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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