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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미한 빛의 자리, 마음의 첫 숨

숨결이 닿는 풍경 | EP.19

by 마리엘 로즈


겨울 끝자락의 가지 위에
아주 작은 빛이 걸린다.


말을 잃은 계절이
처음 품어 올린 얇은 숨결처럼.

눈의 결정은 깊고 고요하며
공기엔 아직 차가움이 남아 있지만,
그 사이로 번지는 연보랏빛 온도는
아무 말 없이 마음을 데운다.

빛은 언제나 거창하지 않다.


이렇게 작은 점 하나,
미세한 떨림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멈춰 선 가지도
잠든 눈밭도
오늘을 위해 잠시 머문 장면일 뿐.


그 안에서 천천히 바뀌는 것은
언제나 마음의 방향이다.

오늘 당신 마음에도
이 희미한 빛처럼
소리 없이 번지고 스며드는-


따뜻한 첫 숨 하나가
고요히 내려앉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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