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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도시 앞에서

|입|구|안|내|문|

by 마리엘 로즈


1. “이 도시에는 단 하나의 규칙이 있습니다”
2. “이곳은 당신이 가장 오랫동안 지나쳐온 자리입니다”
3. “천천히 들어오세요”
4. “마음은 처음부터 어렵지 않습니다”


“여정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 안에 작고 낡은 도시를
하나씩 품고 산다.

그 도시는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은 감정들로 이루어져 있고,
말하지 못한 순간들이
골목의 형태를 만들며
잊었다고 믿은 기억들이
오래된 건물처럼 자리를 잡는다.

너 역시
그런 도시를 지니고 있다.

말하지 않은 말의 그림자,
한 번도 꺼내지 못한 마음의 잔해,
누구에게조차 보이고 싶지 않았던 감정들이
문 하나 사이를 두고
조용히 숨 쉬고 있다.




너는
그 도시의 지도를 모른다.
아니, 모르는 척하며 살아왔다고
말하는 편이 더 정확할지도...

닫아둔 문을 지나칠 때마다
네 안쪽에서 아주 미약한 떨림이 흘렀지만
너는 그 떨림을
한 번도 끝까지 바라보지 않았다.
바라보는 순간
무엇이 흘러나올지
조금은 두려웠기 때문이다.






나는 그 도시의 바깥에서
잠시 멈춰 서 있는 너를 지켜본다.

문은 닫혀 있고,
그 너머에는
아직 네가 마주하지 않은 감정들이
낡은 숨결로 웅크리고 있다.

하지만 그 문은
단 한 번도 너를 거부한 적이 없었다.
너만 준비되지 않았을 뿐,
도시는 늘 같은 자리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우리는
그 문 앞에 다시 선다.

너는 여전히 망설이지만
나는 알고 있다.


이 문을 열어야만
너의 마음이 처음으로
너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는 것을.

천천히 숨을 내쉬자.


이제, 아주 조용히-
도시의 안쪽으로
걸어 들어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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