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결이 닿는 풍경 | EP.20
물빛이 드레스를 스치며 흔들린다.
햇살이 호수 위에 흩어지고
하얀 꽃들은 그 빛을 품어
하나의 작은 우주처럼 피어난다.
나는 그 한가운데 서 있다.
발끝도 닿지 않을 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마치 물 위를 걷는 사람처럼-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도 괜찮다는 듯이.
드레스 자락은 물결이 되고
꽃잎은 바람의 언어가 된다.
세상은 아무 소리도 내지 않지만
이 풍경만으로 충분히 나를 감싼다.
ㅡ
어쩌면 삶의 아름다움은
큰 변화도 거창한 기적도 아니었다.
그저 한순간,
내가 나를 잊고 숨을 고를 수 있게 해주는
이런 고요한 감각 하나.
오늘 당신의 하루에도
이 호수처럼 맑고
이 꽃잎처럼 부드러운 시간이...
살며시 번져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