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화
1. 카톡은 조용한데, 프사가 바뀐다.
검은 배경, 오래된 여행 사진, 별 뜻 없는 짤방.
말은 없는데, 그것들이 말이 되어 버린다.
2. 그건 친절하지 않다.
보는 사람이 해석해야 한다.
“화난 건가? 서운한 건가?”
아무 일도 아닐 수도 있는데, 사람은 괜히 의미를 찾아낸다.
사실, 의미가 아니길 바라면서도.
3. 프사는 묻는다.
“너, 내 마음 읽을 수 있어?”
정답이 없는 시험지 같다.
맞춰야 할 것 같아 괜히 조심스럽다.
4. 프사는 금세 지워지지만, 마음은 그렇게 지워지지 않는다.
말하지 못한 마음이, 조용히 남아 있다.
프사는, 말 대신 남겨 두는 간접적 의사소통일 때가 있다.
직접 말하기 어려운 마음을 흘려보내며, 그 마음이 닿을지 조용히 띄워 놓는다.